"2군 경기인데도 기삿거리가 되나요? 마지막 안타는 순전히 팀 동료와 선배님들 덕분에 칠 수 있었어요."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이경록(22. 삼성)은 의외로 덤덤했다. 2일 경산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2군리그) LG-삼성 경기에 이경록은 8번 타자로 선발출장, 첫 타석 홈런을 시작으로 3루타-2루타(2개)-안타를 쳐내 프로야구 2군 통산 17번째 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송윤준(좌완)를 상대로 솔로 홈런포를 날려 활약을 예고한 이경록은 3회엔 타자일순하며 두 번 타석에 들어서 3루타와 2루타를 만들어냈다. 5회에 다시 2루타를 쳤고, 그리고 8회엔 단타를 기록하며 대기록 작성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경록은 이날 6타석 5타수 5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이 18-10으로 대승을 거두는데도 한 몫을 했다.
동산고와 대불대를 졸업하고 올해 삼성 9라운드(전체68번)로 입단한 이경록은 185cm 91kg의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 김헌곤(5라운드, 전체36번)과 나란히 우투우타 외야수로 삼성에 지명을 받았고, 프로 첫 시즌을 지금까지는 2군에서 보내고 있는 신인이다.
이경록은 퓨처스리그에서 팀이 41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두 경기만 출장 제외가 되는 등 주전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2일 현재 133타수 40안타(4홈런)로 타율 3할1리를 기록하고 있다.
"원래 (단타를 친) 8회 보다 일찍 사이클링히트를 완성시킬 수 있었는데, 5회 제가 2루까지 달려가는 바람에 안타를 날렸죠. 전 생각하지 못했어요.(웃음) 코치님들께서 왜 1루에 있지 그랬냐며 뭐라 하셔서 다음에 치겠다고 했는데 6회에 내야플라이로 물러났어요. 마지막 8회 안타는 다른 타자들이 도와줘서 가능했어요."
17-8로 크게 앞서던 8회말 공격에서 삼성은 3번타자부터 타순이 시작되었고 8번 이경록에겐 기회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앞선 타자들이 타격하지 않고 끝까지 참아내면서 볼넷을 골라내는 등 출루에 치중해준 덕분에 이경록은 한 번 더 타격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너무 고마웠어요. 사실 2군 경기라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강)봉규 형도 부상에서 완쾌되어 곧 합류하신다고 하고, (오)정복이 형도 잘하고 있잖아요. 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직은 없죠.(웃음)"
1군 입성 시기에 대한 질문에 이경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1군에서 자리를 잡은 배영섭을 비롯해 오정복, 김헌곤, 그리고 강봉규에 이르기까지. 자신과 같은 우투우타 외야수가 팀에 즐비하기 때문이다.
"타격은 자신 있는데 수비가 좀 부족해요. 포구나 송구의 정확성이 좀 떨어지거든요. 앞으로 수비에 중점을 두고 실력을 키울래요."
시즌 종반 엔트리 확대가 되는 시점 정도엔 1군 무대를 밟아보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표시한 이경록은 녹록치 않은 외야 주전 경쟁 속에서 반드시 살아남아 1군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치겠다는 당찬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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