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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중 4번 QS' 박찬호, 2군 갈 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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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박찬호(38, 오릭스)가 벌써 시즌 2번째 2군으로 강등당해 국내 팬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29일 주니치과의 교류전에서 3.1이닝 6실점(5자책)의 부진한 피칭으로 시즌 5패째를 당한 뒤 다음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벌써 두 번째다. 박찬호는 지난 11일 소프트뱅크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다음날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엔 교류전 일정으로 팀 선발 로테이션에 다소 여유가 생겨 휴식 차원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엄밀히 따지면 2군 강등은 아니었다. 실제 박찬호는 등록은 말소됐지만 1군과 동행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이번엔 다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박찬호의 이번 2군행은 성적 부진에 따른 문책 성격이 짙다. 박찬호의 29일 피칭을 두고 오카다 감독과 후쿠마 투수코치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후쿠마 코치는 "일본에 놀러온 것이 아니다"라는 다소 모욕적인 발언까지 쏟아냈다.

그렇다면 박찬호가 얼마나 부진하길래 이런 평가를 받으며 2군에까지 내려가야 하는 것일까. 박찬호는 올 시즌 총 7번 선발로 등판해 1승 5패 4.2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패수가 많기는 하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4번이나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도 29일 주니치전에서 대량실점한 탓이다. 2군행은 다소 심한 조치라고 여겨질 수 있는 성적이다.

하지만 올 시즌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전체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박찬호의 평균자책점 4.29는 퍼시픽리그 2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규정 투구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박찬호보다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팀 동료 기사누키 히로시(5.54)가 유일하다.

투고타저가 더욱 심한 퍼시픽리그에서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만 해도 11명에 달한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6이닝을 던져 3자책점으로 막았다고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고 내세우기가 민망할 정도다. 더구나 박찬호는 외국인 선수로서 기대치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사실상 지금의 성적으로는 2군 강등에도 할 말이 없다.

오카다 감독도 지적했듯이 투구 내용도 문제다. 박찬호는 팀 타선이 점수를 뽑아주면 곧바로 실점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29일 경기에서도 박찬호는 1회말 T-오카다의 투런포로 팀이 2-0의 리드를 잡자마자 곧바로 2회초 4점을 빼앗겨 2-4 역전을 허용했다. 이를 두고 오카다 감독은 "오랜만에 선취점을 낸 것인데..."라며 아쉬워 했고 후쿠마 투수코치는 "이런 식이면 공격 리듬도 깨진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통산 최다승인 124승을 달성한 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다 위기를 맞게 됐다. 아직 명예회복을 위한 시간은 남아 있다. 스스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충분히 그럴 능력과 경륜을 갖춘 박찬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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