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비룡군단'의 대들보 김광현(SK)과 올 시즌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차바시아' 차우찬(삼성)이 맞붙는다. 선두 SK와 3위 삼성의 5월말 빅게임이 첫판부터 불꽃을 튀기게 됐다.
김성근 감독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김광현을 선발예고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팀 '좌완에이스' 차우찬으로 맞불을 지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좌완 대결인 만큼 이 경기를 허투루 볼 수가 없다. 5월을 행복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SK와 삼성이 팔을 제대로 걷어올리고 기선제압에 나서는 셈이다.
김광현은 시즌 초 제구난조와 어깨 통증 등으로 2군으로 내려가는 등 자존심 상한 행보를 보였다.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을 두고 당근과 채찍을 섞어가며 조련했고, 2군으로 내려보냈다 다시 1군으로 불러올린 뒤 22일 문학 넥센전에서 5회초 2사 3루 위기서 구원 등판시켰다. 김광현으로선 지난해 4월 8일 문학 KIA전 이후 첫 구원등판. 결과도 좋았다. 0.2이닝 동안 세타자를 상대하며 볼넷 1개를 내준 외에는 아웃카운트 두 개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예열을 끝낸 김광현은 이제 지난 3일 대전 한화전 이후 24일만에 1군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3이닝 3실점하며 시즌 첫 패전의 쓴맛을 본 상대가 4월 10일 삼성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광현 개인적으로는 설욕전이기도 하다.
김성근 감독으로서도 김광현의 '부활'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다. 송은범의 공백 등 선발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김광현이 살아나준다면 더없이 고맙다.
잠시 주춤거리곤 있지만 차우찬도 기세를 올리기 위해 심호흡 중이다. 차우찬은 시즌 개막 후 4월 한 달간 5경기서 패 없이 3승을 수확하는 등 삼성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을 보고 "예뻐죽겠다"고 할 정도로 그는 사령탑의 신임을 받고 있다.
다만 5월 들어 다소 흔들리고 있기도 하다. 3일 롯데전에선느 5이닝 5실점(3자책)으로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썻고, 다음 등판이었던 8일 LG전에서도 7이닝 4실점(2자책)으로 2패째를 떠안았다. 물론 두 경기 모두 수비가 도와주지 못한 부분이 크지만, 후유증에 시달리는 기미도 보였다. 이후 14일 한화전에서 6.2이닝 4실점, 20일 두산전에서 6.2이닝 3실점으로 4월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객관적인 성적상으로는 차우찬이 그리 나쁘지 않다.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으며 공수의 지원만 있다면 류현진이 주춤한 동안 리그 최고의 좌완 대열에 올라설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겨우내 장착한 체인지업의 효과와 함께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SK를 상대로 5월 첫 승을 노리고 있다.
김광현과 차우찬, 리그 최상급 좌완들의 정면대결이 펼쳐진다. SK와 삼성의 자존심 대결로까지 느껴질 정도다. 김성근 감독과 류중일 감독은 5월말 주말 3연전 첫 판에서 '한 번 해보자'고 진검을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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