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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블루'였던 전남 이운재, 수원에서 기립박수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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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우리는 영원히 당신을 지지합니다.'

소속팀은 달라졌지만 그에 대한 함성은 여전했다. 그가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3만여 수원 팬들은 일제히 기립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권유가 있기도 전에 111초간 이어진 박수로 '살아있는 수원의 전설'의 방문을 환영했다.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9라운드 수원 삼성-전남 드래곤즈의 경기가 열린 7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 1996년 수원의 창단부터 지난해까지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이운재(38)가 전남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과 경기를 하기 위해 수원을 찾았다.

경기 전 이운재는 원정팀 대기실이 낯설었는지 수원 선수단 쪽으로 와 마토와 진하게 인사를 나누는 등 친근함을 보였다. 늘 왼편 홈팀의 대기실을 사용하다 원정팀으로 이동하는 게 어색했는지 잠시 멈칫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현실을 받아들였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수원은 이운재를 위한 환영식을 치렀다. '미스터 블루'라는 별명처럼 수원의 정규리그 네 번 우승에 함께했던 그를 적이 아닌 가족으로 맞이하는 행사를 거행했다.

관중들의 111초 기립박수는 등번호 1번을 달고 수원에서 뛰었던 이운재의 업적을 가슴에 세 번 새기겠다는 뜻이다.

이운재가 등장하자 관중석은 온통 박수로 가득했다. 경기장 한구석에는 '이운재. 수원의 레전드! 당신을 추억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때맞춰 관중석에서는 111초 동안 이운재의 활약상과 우승 장면이 방영됐다. '블루윙즈의 레전드' 등 그를 기념하는 문구들이 등장했다. 이운재는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가 위치한 북쪽 관중석과 본부석 건너편을 돌며 박수로 화답했다.

전반을 원정팀 응원석 쪽에서 보냈던 이운재는 22분 곽희주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안정감 있는 방어력을 보이며 나머지 시간을 보냈다.

후반 북쪽 골대로 다가선 이운재는 그랑블루에게 인사했다. 그랑블루 역시 다른 경기 때와 달리 야유를 보내지 않는 등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 친정팀 팬들의 보이지 않은 응원에 힘을 냈는지 이운재는 계속 눈부신 선방을 펼쳤고, 전남은 후반 2분 지동원, 11분 이현승의 릴레이 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가 2-1, 전남의 승리로 끝난 뒤 이운재는 결과를 뒤로하고 다시 한 번 수원 팬들에게 인사했다. 자발적으로 그랑블루 앞으로 이동해 인사를 건네며 따뜻한 90분을 마무리했다. 이를 지켜본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은 "정말 좋은 행사였던 것 같다. 나중에 정성룡이 성남을 방문하면 이운재같은 예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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