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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첫승 쾌투 뒤 곧장 2군행 정인욱, "조만간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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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욱이 2군으로 갔어요. 그런데 나빠서 내려간 게 아니라서 웃으면서 갔어요."

지난달 20일 삼성 임현준(좌완)은 정인욱(우완)의 근황을 전하며 잠시지만 떨어져 지내는 것이 무척 아쉽다고 했다. 프로 무대에는 2년 먼저 왔지만 대구고 2년 후배인 정인욱에 대해 임현준은 선배로서 살뜰한 애정을 과시했다. "나이는 어려도 근성 있고 볼끝이 좋은 대범한 투수"라며 후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선발전환을 위해 2군에서 테스트를 치를 예정이다. 곧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임현준의 이런 예감은 적중했다.

정인욱은 올 시즌 4월 8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했고 불펜 투수로 나서다가 16일 대구 두산전에 선발로 출격했다. 5이닝을 던지며 3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되었다. 나흘 뒤 KIA전에서는 안지만의 뒤를 이어 7회부터 구원 등판, 2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물오른 피칭 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마운드가 두터운 삼성에서 그의 설 자리는 마땅치 않았다. 선발과 중간 그리고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한 진용을 갖춘 삼성 마운드에서 정인욱은 '미래의 에이스'로 변신할 여유와 기회를 잡은 것이다.

원래 2군으로 내려가는 경우 대부분은 속내가 불편한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인욱은 달랐다. 모든 투수의 꿈인 1군 선발진의 한 자리를 품을 준비 기간을 허락받아 내려가는 길이라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설렜다.

며칠간 휴식 뒤 4월 23일 퓨처스리그(2군리그) 상무전에 선발 출격한 정인욱은 2군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상무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2실점(피안타 8개, 탈삼진 7개)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되었다. 이어 엿새 뒤인 29일엔 한화전에 선발등판, 7.1이닝을 던지며 1실점(피안타 4개, 사사구 3개. 탈삼진 5개) 호투로 재차 합격점을 받았다.

그래도 정인욱에게 기회가 쉽게 올 것 같지는 않았다. 차우찬-카도쿠라-배영수-윤성환-안지만이라는 탄탄한 선발진의 버티고 있는데다 부상 회복한 장원삼까지 가세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카도쿠라가 부친의 병세 악화로 지난 1일 일본으로 급히 출국했고, 6일에야 팀 합류가 가능해진 것. 이로 인해 5일자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정인욱은 이날 곧바로 롯데와의 사직경기 선발등판 지시를 받았다.

"선발이 처음은 아니라 긴장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공중파 TV에서 중계를 한다잖아요. 몰랐거던요. 전날 알고 난 뒤로 얼마나 긴장하고 떨렸는지...(웃음) 전국적으로 망신살 뻗치는 건 아닌가 싶었죠."

어린이날을 맞아 만원관중이 들어찬 사직구장에서 정인욱은 6회 권혁에게 마운드를 넘겨줄 때까지 완벽했다. 5회 황재균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기 이전까지는 사사구 3개만 내주며 1-0의 리드를 지켜냈다. 삼성 타선이 9회 대폭발하며 6점을 추가로 내 7-0 완승을 거뒀고, 정인욱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팀의 3연패 사슬을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1승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전화상으로 승리 소감을 전하던 정인욱은 TV 시청률이 어떨지 궁금하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만 스스로를 진정시키고자 하는 의지 또한 역력했다. "잘 던졌다고 칭찬 많이 받았죠. 그런데 아직 다른 선발 투수들에 비해서는 불안하잖아요. 더 열심히 해서 믿음을 심어줘야죠. 저 곧장 2군에 왔어요.(웃음)"

5회 갑자기 오른손 둘째손가락 끝부분에 물집이 잡히면서 6회 자진 강판을 하던 상황을 되짚은 정인욱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마운드 위에서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는 그는 좀 더 던질 수 있었다며 입맛을 다셨다.

"갈 길이 멀죠. 한 번 잘 던졌다고 선발 자리 노리면 그건 욕심이겠죠. 더군다나 최고의 마운드 삼성이잖아요.(웃음) 개인적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드는 것이 목표거든요. 착실히 준비해 꼭 꿈을 이루고 싶어요."

5일 경기가 끝나자마자 2군행이 결정되었다면서 서운함보다는 더 잘 된 일이라고 했다.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좋은 볼을 갖추고 있느냐가 더 문제라고 덧붙이면서.

대구고 2학년 때 투수로 전향한 정인욱은 2008년 청룡기와 봉황대기에서 연속 MVP를 수상하며 2009년 2차 3번(전체21번)으로 프로 지명돼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팀 사정상 계속해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에 대해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한 그는 2군 게임에서 또 한 번 가다듬어 1군 무대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당장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그의 모습이 왠지 든든해 보였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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