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오재원(26)이 진화한 모습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 성적이지만 기록을 찬찬히 살펴보면 두산 타선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오재원은 26일 현재 팀내 도루(6개)-득점(14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3할6리의 타율도 팀에서 다섯 번째 순위다. '타격기계' 김현수나 '국가대표 톱타자' 이종욱보다도 높은 타율이다.
특히 2루타 5개, 홈런 2개를 기록하며 장타 생산 능력에서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넥센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하더니 18일 삼성전에서는 '돌부처' 오승환을 상대로 개인 통산 2호 홈런을 뽑아냈다. 지난해까지 홈런이 단 하나도 없었을 만큼 장타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지만 올 시즌부터 숨겨진 힘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오재원은 팀 선배 이종욱을 보면서 장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이)종욱이 형은 가끔 홈런도 치고 2루타도 많이 치면서 팀 공격에 도움이 된다"며 "타석에서 내 스윙을 하면서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 해가 가면서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장타로 팀 공격에 공헌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오재원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팀에 밑받침이 되겠다는 말이다. '꽤 쓸 만한 타자'의 상징인 3할 타율에 욕심을 낼 법도 한데 오재원은 한사코 손사래를 친다. 그는 "수비, 도루 등 팀에 공헌할 수 있는 것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타율, 안타, 홈런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나는 그냥 밑받침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어떻게 보면 조연에 가까운 선수. 팀에 꼭 필요하지만 크게 부각되지 않는 선수가 바로 오재원이다. 주연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오재원은 "주연? 팀이 우승하면 모두 주연 아닌가?"라며 똑부러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재원은 개인적으로 빛나기보다 팀 전체가 함께 빛나기를 바라는 선수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우승'을 올 시즌 목표로 천명한 두산 베어스. 두산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면 그 이유는 오재원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며 팀에 공헌하겠다는 생각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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