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민(넥센)의 출발이 불안해 보인다. 더불어 김영민을 선발 후보로 꼽았던 넥센 마운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영민은 지난 1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5피안타 4탈삼진 5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볼넷도 5개나 내줬다.
1회초 삼성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은 김영민은 2회부터 볼넷 3개를 남발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진 3회초에도 몸에 맞는 볼과 볼넷으로 위기를 자처한 김영민은 3회까지 5점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회 직구 최고구속 147km를 찍었고, 2회부터는 140km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2009년 9월 25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한 이후 1년 6개월만에 선 실전 무대였다. 당시 김영민은 6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으나, 이후 김영민은 왼쪽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을 마감했다. 약 8개월간의 재활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그는 재활에만 몰두했다.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가 "10승 이상은 해줄 선수"라고 평가했던 김영민은 그렇게 한동안 자취를 감춰야 했다.
김 감독과 정 코치는 김영민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렸고,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5선발 재목에서 김영민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제구력만 갖춰진다면 탄탄한 체력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어갈 기대주라고 평가했다. 재활만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나이트, 금민철, 김성태와 함께 확실한 선발진으로 내정된 상태였다.
전지훈련에서의 성과도 남달랐다. 150km까지 올라간 김영민의 구속에 김시진 감독은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재활을 하는 동안 불어난 몸무게도 10kg 이상 감량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치른 경기에서 그는 여전히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11일 제주 오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김영민은 김수경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1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를 떠안았다. 이어 16일 삼성전 등판에서도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예상치 못한 김영민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김 감독은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지만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아직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선발진 구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 감독은 "나이트를 제외하고 아직 선발과 중간을 정하지 못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관찰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고민을 내비쳤다.
넥센 이적 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채 2군으로 강등된 금민철과 무릎 부상 후유증을 안고 있는 브랜든 나이트에 김영민의 더딘 상승세까지. 2011 시즌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발진 그림을 완성해가야 하는 김 감독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가능성'을 넘어 믿음직하게 선발 자리를 맡아줄 투수가 시급한 넥센의 마운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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