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단지 시범경기일 뿐이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생긴 의문부호가 가시질 않는다. 올해 반드시 'V4'를 달성해야 하는 두산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찜찜한 기색을 숨길 수 없다.
두산 용병투수 라몬 라미레즈가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지난 15일 시범경기 사직 롯데전에서 첫 선발등판한 라미레즈는 4이닝 동안 9개의 안타와 4사사구를 내주면서 5실점했다. 계속된 실점 위기 탓에 당초 계획했던 투구수를 넘어 86구나 뿌렸다. 아무리 리그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롯데 타선을 상대했다고는 해도 구위 자체가 미덥지 못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km. 하지만 롯데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변화구의 코너워크도 예리하지 못했다.
라미레즈의 부진투는 '시범경기이니...' 하며 단순히 넘길 수 없다. 올 시즌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은 우승에 사활을 걸었고, 라미레즈는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우승청부사'로 영입한 선수다. 시범경기라고는 해도 구위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불안감을 안길 수밖에 없다.
특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라미레즈가 전훈 캠프 때도 썩 만족스러운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 당시 첫 불펜피칭에 나선 라미레즈는 코칭스태프와 동료 투수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모두들 라미레즈의 피칭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전력에 도움이 될 외국인 선수인지 유심히 지켜봤다.
하지만 당시에도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아무리 첫 불펜피칭이라고는 해도 용병 투수의 공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밋밋했던 탓이다. 조계현 투수코치는 "아무래도 제구력 위주의 투수다보니 아직 컨디션이 덜 올라왔을 수 있다. 평가하기 애매하다"고 평가를 미뤘지만, 당시 심판전훈 중이던 모 심판원을 비롯해 두산의 투수진은 기대에 못미친다고 살짝 귀띔했다.
이제 개막까지 2주 남짓 남았다. 라미레즈는 당장 4월부터 두산 선발진의 주력군으로 활약해줘야 하는 선수다. 시범경기 첫 등판서 뭔가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여야 했지만, 라미레즈는 아쉬움만 남겼다. 라미레즈가 밝힌 목표는 15승-3점대 평균자책점-160이닝 투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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