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힘이 시범경기부터 드러나고 있다. 15일 현재 각 팀이 3경기씩을 치른 시범경기에서 KIA는 총 7실점(경기당 2.3실점)으로 8개구단 중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KIA는 시범경기 첫날이던 지난 12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9회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다 승부치기 끝에 10회 4-3으로 이겼다. 13일 넥센전에서는 3-4로 석패했고, 15일 LG를 상대로는 2-0 영봉승을 거뒀다.
KIA 마운드에선 우선 선발 요원인 두 외국인 투수의 호투가 눈에 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선수는 올 시즌 처음 KIA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 트래비스. 13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 트래비스는 4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1회 안타 2개 볼넷 1개로 1점을 내줬으나 2회부터는 안정된 모습으로 위기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로페즈도 15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1회와 3회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지만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으로 3회에는 서동욱을 병살로 잡아내는 모습도 보였다. 1회에도 박경수를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지만 볼넷으로 출루한 1루주자 이대형의 발이 워낙 빨라 병살에는 실패했다.
로페즈와 트래비스가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KIA의 선발진은 그야말로 철옹성이 구축된다. 토종 에이스 윤석민과 양현종에 베테랑 서재응은 모두 10승 이상이 기대되는 투수들이다. 관건은 지난 시즌 주춤했던 로페즈가 14승을 올린 2009년의 구위를 회복하고, 새 얼굴 트래비스가 한국 야구에 연착륙하는 것이었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분위기다.
지난 시즌 불안한 모습을 보여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불펜진에서도 희망이 싹트고 있다. 불펜의 몇 안되는 좌완 요원인 박경태는 15일 경기에서 3이닝 동안 1피안타 4탈삼진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마무리 후보 중 한 명인 손영민도 9회말 등판해 안타 2개를 내주긴 했지만 삼진 2개를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13일 넥센전에서는 또 다른 마무리 후보 유동훈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부활을 예고했다.
선발과 불펜 막론하고 전체적인 안정감을 보이고 있는 마운드와는 달리 타선은 아직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KIA 타자들은 3경기에서 총 9득점(경기당 3점)을 뽑아내는데 그치고 있다. 그 중 2점은 주자를 1,2루에 놓고 시작하는 연장 승부치기에서 얻어낸 점수다.
12일 넥센전에서는 안타 3개만을 뽑아내는데 그쳤고 13일에는 8안타 9사사구로 17명의 주자가 나갔지만 단 3득점에 머물렀다. 15일 LG전서 9안타로 2득점에 그친 것도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4번타자 최희섭이 빠져 있고 김상현과 이범호도 100% 컨디션이 아님을 감안한다면 화력이 좋아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 그리고 어차피 방망이는 사이클이 있다. 잘 맞을 때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마운드가 높은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속설에 비춰봤을 때 KIA의 올 시즌은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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