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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경계에 선 이충성, 한-일전은 '꿈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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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조국, 정확히 따지면 조총련계 출신 재일동포 4세인 만큼 세 개의 조국을 마주하고 있는 일본 축구대표팀의 이충성(26, 일본명 리 다다나리)은 정체성의 혼란을 잘 견뎌내고 있다.

물론 이충성은 지난 2007년 일본 국적을 취득했으니 법적으로 일본인이다. 그러나 2004년 한국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에 발탁, 태극마크를 단 경험도 있다.

이런 어중간한 처지는 이충성을 혼란스럽게 했다. 어눌한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시도하려는 그에게 '반쪽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고, 이를 견디지 못한 이충성은 한국과의 인연을 끊었다. 그나마 성을 버리고 싶지 않아 '리'라는 흔적을 남겼다.

지난해 일본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 소속으로 16골을 터뜨리며 주목을 받았고 일본대표팀 승선의 행운을 얻은 이충성은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1차전 교체투입이 전부다.

그래도 의지는 강해 한국과 만나게 되면 골을 넣어보고 싶다고 밝히는 등 당당함을 잃지 않고 있다. 가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 등 경쟁자들의 빼어난 경기력에 밀려 벤치 신세지만 극적인 순간을 꿈꾸고 있다.

이충성은 지난 22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 존경한다는 신념을 아쉬워한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게 있어 조국은 한국과 일본 둘 다 입니다"라며 일부 비판적인 한-일 양국 팬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만나게 되는 감정을 풀어내며 "한국을 존경하고 경의를 바친 다음에 한 명의 축구 선수 '이충성'으로 경기를 희망하고 있다"라며 4강전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24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아흘리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4강전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나가던 이충성은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과 일본의 풍습을 모두 알고 있다"라며 양국을 이해하는데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4강에서 한국과 일본이 만나게 된 소감에 대해서는 "결선 토너먼트에서 한국과 일본이 경기를 하게 된 데 대해 마음 아픈 것이 있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래도 '사무라이 블루'의 일원답게 일본의 아시안컵 우승을 바랐다. 그는 "일본 대표가 됐기 때문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블로그에 쓴 것이 내 진심이다"라며 한국어에 서툴러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항변했다.

이충성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자신의 노력을 조용히 지켜봐 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의 경계선에 선 자신의 처지를 제대로 알아달라는 강력한 호소처럼 들렸다. 조심스러운 처지의 이충성은 스스로에게 '꿈의 무대'가 될 한국과의 4강전 출전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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