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그래야 다른 소리를 안들을 수 있잖아요."
두산 투수 이용찬이 이제서야 희미하게나마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동안 친분이 있던 취재진과도 말을 섞지 않고 피해다니던 그였다. 하지만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이용찬은 슬쩍 각오를 밝히면서 파이팅을 외쳤다. 마음고생이 심했던만큼 쏙 빠진 얼굴로 이용찬은 "열심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용찬에게 2010년은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지난해 9월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된 것은 그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잔여 시즌 출장정지와 벌금 500만원, 연봉동결 등 개인적인 징계외에도 이용찬은 야구팬들의 여론을 의식한 구단 수뇌부의 판단하에 포스트시즌에도 출전할 수 없었다.
그런만큼 이용찬은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2011년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미야자키 교육리그 동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출전을 위해 급히 귀국했지만 곧바로 결정된 구단의 출전불가 결정에도 묵묵히 수긍했다. 모든 것이 본인의 잘못이었기에 이용찬은 '내 잘못'이라고 되새기면서 다시 훈련에 몰입했다.
마무리훈련 때는 새무기 장착에도 신경을 썼다. 선배 김선우에게 변형체인지업을 배웠다. 아직까지 실전에서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이를 더욱 갈고 닦겠다는 각오다.
김경문 감독은 아직 이용찬의 보직을 결정하지 못했다. 임태훈과의 더블스토퍼도 구상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다른 투수진의 구위를 확인하며 새롭게 투수진을 꾸릴 참이다. 정재훈의 마무리보직으로 인한 이용찬의 선발전환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서 구위는 물론이고 팔스윙이 좋아졌다"고 이용찬에게 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1년에는 이용찬의 중용할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이용찬은 "당분간 야구만 생각하겠다"고 말을 아끼고 16일 오이타 벳부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보직에 관해서는 "어떻게 될지 몰라 알 수 없다. 시즌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무조건 열심히 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2011 신묘년, 이용찬은 당당함을 되찾기 위해 '야구올인'을 선언했다. 두산엔 이를 악다문 이용찬이 천군만마가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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