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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티트, '클레멘스 공포' 때문에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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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앤디 페티트를 망설이게 하는가.

뉴욕 양키스 왼손 투수 앤디 페티트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토브리그도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충분히 더 던질 수 있음을 과시한 그가 여전히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는 페티트가 망설일 이유가 없어 보인다.

왼손 투수 클리프 리 영입 경쟁에 나섰다가 고배를 든 친정팀 양키스는 그를 더욱 간절히 필요로 하고 있다.

지난해 페티트는 비록 사타구니 근육 부상에 시달리며 21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지만 11승9 패 평균자책점 3.28의 안정된 피칭을 했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강한 게 그의 강점이다.

복귀만 한다면 지난해 연봉 1천175만달러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일부 언론은 1천600만달러까지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거기에 39세로 나이가 다소 많기는 하지만 2년 정도만 부상없이 시즌을 보내면 메이저리거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전당에도 확실한 자리를 예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페티트는 아직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지인에 따르면 한창 체력 훈련에 몰두해야 할 현재 운동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마디로 은퇴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페티트는 모든 상황이 자기에게 유리한데 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일까.

페티트에게 현재 가장 무서운 적은 로저 클레멘스인 것이라는 게 주변 관측. 한때 친형제처럼 절친했던 친구가 지금은 그 때문에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고민해야 할 만큼 무서운 적이 돼 있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클레멘스는 올 여름 위증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시작한다.

메이저리그 금지약물 보고서에 그의 스테로이드 사용 사실을 폭로한 브라이언 맥나미와 진실게임을 벌이다 맞이한 재판에서 페티트는 검찰 측 핵심 증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FBI 조사에서 1999년 클레멘스가 자신에게 성장호르몬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말해 클레멘스를 궁지로 몰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진솔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는 평을 받는 선수였기 때문에 그 파급 효과는 더욱 컸다.

이에 대해 클레멘스는 페티트가 잘못 기억하고 있다며 그같은 진술 내용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변할 가능성이 없다. 클레멘스 측은 최근 재판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는데 이는 검찰의 기소내용을 보다 세밀히 검토하기 위한 것. 결국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 법정에서 벌어질 일은 불을 보듯 훤하다. 클레멘스는 끝까지 결백을 주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페티트의 진술 내용을 부인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가장 솔직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페티트의 인격과 신뢰도에 어떻게 해서든 큰 흠집을 내야 한다.

클레멘스와 그의 변호사 입에서 어떤 주장이 나올지 현재로선 아무 것도 예측할 수 없다.

페티트가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법정에서 클레멘스와 피곤한 진실공방을 벌여야 하고 이게 결국 페티트의 복귀 결심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폭스스포츠'에 따르면 페티트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은 "문제는 클레멘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싸움에 전념할지, 아니면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우며 클레멘스와의 싸움을 병행할지. 페티트의 최종 결정이 기다려진다.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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