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등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휴먼 코믹드라마 '헬로우 고스트(감독 김영탁)'가 흥행에 선전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한해를 보내는 연말 훈훈한 스토리와 감동을 담은 작품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100억짜리 19禁 액션스릴러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며 관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셈이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개봉한 '헬로우 고스트'는 이날 오전 현재 누적관객수 88만8천519명을 기록 중이다. '헬로우 고스트'는 성탄절이 낀 지난 주말(25일~26일) 동안 55만 6천636명을 끌어모아 박스 오피스 2위를 달리며 100만 고지 입성을 앞두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황해'가 58만7천556명(누적관객수 105만6천933명)을,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부'가 55만 724명(누적관객수 213만6천870명)과 비교하며 그닥 차이가 없다.
특히 개봉 전부터 두 경쟁작에 쏠렸던 이목과 요란했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감안하며 조용히 뚜껑을 연 '헬로우 고스트'는 그야말로 '맨 땅에서 일군 승리'라는 평가다. 개봉관 수에서도 '헬로우 고스트'(597관)으로 가장 적다.
이 처럼 '헬로우 고스트'가 깜짝 흥행 반전을 펼치고 있는 것은 단연 작품이 갖고 있는 진정성 때문이다.
'헬로우 고스트'는 경쟁작들에 비해 반짝거리는 흥행 코드를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극 초반 지루하고 밋밋한 웃음 코드로 몰입도가 떨어질 정도다. 달리 표현하면 요즘 10, 20대 젊은 관객들에게는 뻔하디 뻔하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초반 지루함이 오히려 영화의 마지막 극적 감동을 배가 시키는 장점으로 상승 작용한다. 지루함이 실망으로 이어질 찰나에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 감동으로 '오늘 이 영화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김영탁 감독의 순진한 연출과 차태현의 1인 5역 연기는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보편적 감성 코드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헬로우 고스트'는 화려하게 꾸미지 못한 영화다. 하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며 장기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그래서 더 궁금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