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눈물'을 비롯한 MBC '눈물' 시리즈와 SBS '툰드라'에 이어 KBS도 다큐멘터리 전쟁에 뛰어들었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KBS 1TV 다큐멘터리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와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콩고'의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아무르'(연출 이광록)는 제작기간 1년, 제작비 9억원 그리고 촬영일수 210일의 대장정을 압축한 12분짜리 HDTV 고해상도 홍보영상을 공개했다.
아무르강은 몽골에서 발원해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을 가르며 일본 오호츠크해로 흘러들어가는 동아시아를 관통하는 젖줄이다. 길이 4천400km의 아무르강은 동북아 생태와 문화의 원류이며, 특히 한반도와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연출을 맡은 이광록 PD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자 마음 먹은 뒤 희소성 측면에서 다루지 않은 지역 중 아무르가 눈에 들어왔다"며 "아무르는 동북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태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생태적으로 한반도와도 관계가 깊어 기획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문명에 거의 공개되지 않은 아무르. 그동안 방송에서 거의 다루지 않아 현지 정보와 전문가 집단이 부족했고 제작 인프라도 매우 열악했다.
대규모 군집을 이루는 생물종도 없고, 숲속과 습지에서 단독 생활하는 경우가 많으며, 인간의 접근을 매우 경계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아무르' 제작팀은 호랑이, 곰, 늑대, 가젤 등을 촬영하기 위해 장기간의 잠복 촬영을 해야 했다.
변춘호 촬영감독은 "수중 촬영은 영하 20도의 악조건에서 진행했다. 얼음을 깨고 물에 들어가고, 유빙 밑을 헤엄치며 수중 세계를 담았다"며 "잠수하는 순간 스쿠버다이버의 호흡용 마우스피스가 얼어붙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광록 PD는 "추위에 발전기가 멎고, 케이블이 딱딱하게 얼어붙어 애를 먹기도 했지만 고생 끝에 아무르강이 대초원과 타이가 숲을 만들고, 바다로 흘러가 황금어장을 만드는 장대한 흐름을 '자연과 인간'이라는 큰 프레임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콩고'(연출 최성민 이정수)는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지켜온 콩고 열대의 뜨거운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정수 PD는 "콩고 밀림은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열대 우림 지역으로 아마존과 함께 지구에 남은 마지막 허파"라며 "하지만 에이즈와 에볼라 바이러스 등의 진원지로 알려져 인간의 접근이 꺼려졌던 곳이다"고 설명했다.
촬영팀은 200일간의 현지 촬영 기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열대 우림 지역에 머물며 찌는 더위 속에서 촬영을 강행해야 했다. 최성민 PD는 말라리아에 감염돼 귀국 후에도 입원치료를 받을 정도로 촬영 환경은 녹록치 않았다.
정희선 촬영감독은 "열악한 환경속에서 콩고의 숲을 진지하게 보자는 애초의 기획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고릴라가 문득 나와 닮았구나 싶을 때였다. 재롱떠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는 듯 생생하게 담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총 5부작으로 제작된 '아무르' 제1탄 '깨어나는 신화'(Prologue)는 오는 19일 토요일 저녁 8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또 총 4부작 '콩고' 1탄 '프롤로그-미지와의 조우'는 내년 1월 1일 오후 8시 KBS 1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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