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며 4년 전 '도하의 한'을 풀었다. 한국시리즈까지 끝난 후 아시안게임으로 허전함을 달래오던 야구팬들은 이제 내년 시즌 개막을 기다려야 한다.
내년 개막까지 지루함을 달래주는 것이 바로 '스토브리그'다. 난로(stove) 옆에 둘러앉아 선수 계약, 트레이드, 몸값 흥정 등이 이루어진다는 데서 유래된 용어다. 각 팀들은 스토브리그 기간 전력보강을 위한 여러 카드를 맞춰보게 된다.
올 시즌 스토브리그는 비교적 조용히 시작됐다. 스토브리그에 불을 지피는 가장 좋은 연료인 'FA 시장'의 규모가 예년에 비해 작았기 때문이다. 총 4명으로 신청자 숫자 자체가 적었을 뿐 아니라, 대어급으로 평가받던 박용택(LG)과 배영수(삼성)의 거취가 비교적 일찍 결정됐기 때문이다. 박용택은 원소속팀 LG와 총액 34억원에 재계약했고 배영수는 일찌감치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나머지 2명의 FA는 한화의 이도형(35)과 최영필(35)이다. 둘은 현재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긴 했지만 개인 성적이 크게 내세울 것 없어 의외로 받아들여지는 FA 선언을 한 두 선수는 아직까지 뛸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원소속팀 한화와의 단독교섭 기간 동안 계약에 실패한 이도형과 최영필은 오는 27일까지가 나머지 7개구단과의 교섭 기간이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27일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28일부터 1월 15일까지 모든 구단과의 교섭이 가능하다. 그러나 1월 15일까지 계약에 실패할 경우 다음 시즌 출장은 불가능하다. 적지 않은 나이임을 감안하면 은퇴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조용하던 올 시즌 스토브리그는 박진만과 이혜천이 가세함으로써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삼섬과의 합의 하에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자유계약으로 풀린 박진만은 그를 원하는 팀이 줄줄이 등장하며 상한가를 쳤고, 결국 고향(인천) 연고팀 SK에 입단해 재기를 꿈꾸게 됐다.
야쿠르트에서 방출돼 국내 복귀가 확실해진 이혜천은 아직 어느 구단과도 계약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혜천도 아직까지는 보상선수 문제로 전 소속팀 두산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가장 높다. 두산 구단에서도 이혜천의 영입에 적극적이고, 타 구단이 이혜천을 영입하려면 두산에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지만 '넥센발 트레이드' 폭풍도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다. 아시안게임 결승전 맹타로 가치가 폭등한 내야수 강정호와 올 시즌 구원왕 손승락이 타 구단에서 군침을 흘리는 카드다. 넥센 측은 두 선수의 트레이드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트레이드에 관한 한 입장을 번복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가 없을 것이라고 100%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넥센의 잇따른 '선수장사'는 프로야구판 전체의 질을 저해하는 요소인 만큼 또 대어급 선수 트레이드를 시도할 경우 여론이 들끓을 것이 뻔하다. 그럼에도 넥센이 금전적인 문제로 트레이드를 강행할 지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스토브리그의 체크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