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대종상, 신구 영화인 기립 '화합'…'시' 4관왕

제47회 대종상 영화제는 신구 영화인의 화합의 한 자리였다.

29일 오후 8시 50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신동엽과 김정은의 진행으로 2시간 동안 생중계된 제47회 대종상영화제의 최고의 영예는 이창동 감독의 '시'에게 돌아갔다.

영화 '시'는 이날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윤정희), 시나리오상, 남우조연상(김희라)까지 총 4개 부문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이날 윤정희, 김희라 등 원로배우들은 감격에 겨운 수상 소감을 전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윤정희는 "45년의 영화 인생에서 한국영화의 증인인 대종상을 받는데 이 자리에 서서 감개무량하다. 이 영광을 저에게 좋은 주신 세계적으로 존경 받은 이창동 감독과 스텝들에게 제 이 영광을 다시 함께 하고 싶다"며 "하나 부탁드릴 것은 팬들에게 몇년 후에도 제가 이 자리 설 수 있게끔 많은 사랑과 힘을 주시실 바란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상식에 참석한 김희라 역시 "제가 아직 살아 있네요, 세월이 지나도 계속 힘을 내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극중 다리 밑에서 비를 맞으면 촬영한 윤정희 선생이 눈이 아프면서도 불구하고 촬영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 촬영 내내 많이 배우고 감동했다. 앞으로 힘을 내고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영화 '이끼'의 강우석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강우석 감독은 "1년에 두세달도 같이 못 사는 우리집 여사님께 대종상 감독상의 영예를 드린다"며 "영화를 촬영하면서 저녁에 잠이 안 와서 술을 많이 먹었는데, 정재영 유해진 등 배우들이 함께해 줘서 고맙다. 또 잘 먹지도 못하면서 자리를 한 유준상과 박해일도 사랑하고 고맙다(웃음)"고 했다.

주목을 받았던 남우주연상은 올해 650만 관객을 동원한 최고 흥행작 영화 '아저씨'의 원빈에게 돌아갔다.

원빈은 "감사하다. 아직도 저에게 배우라는 단어는 좀 더 많은 고민을 주고 많은 숙제를 던져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알게 해준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지난 겨울 내내 함께 했던 이정범 감독과 새론양, 스텝 여러분 정말 고생 많고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아저씨의 열정 믿어주신 관객 여러분깨 감사드린다. 더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감격스런 소감을 전했다.

이밖에 여우조연상은 영화 '하녀'의 윤여정에게 돌아갔으며, 남우조연상은 영화 '시’의 김희라와 영화 '방자전'의 송새벽이 공동으로 수상했다.

신인여우상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이민정이, 신인남우상은 정우가 영화 '바람'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신인 감독상은 영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의 장철수 감독이 차지했다.

이날 대종상 시상식은 신구 영화인들의 수상 안배가 두드러졌다는 평이다. 영화 발전 공로상에 최윤희, 자랑스러운 영화인상 신영균 등 원로배우들의 수상에는 참석한 영화인들이 기립해 축하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시'가 많은 논란 속에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신구 영화인들의 기립 박수를 받은 장면은 그동안 공정성 논란을 겪었던 대종상 시상식에 많은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었다.

다음은 제47회 대종상영화제 24개 부문 수상자(작) 명단

◆최우수작품상 '시'(이창동 감독) ◆감독상-강우석(이끼) ◆여우주연상-윤정희(시) ◆남우주연상-원빈(아저씨) ◆여우조연상-윤여정(하녀) ◆남우조연상-김희라(시), 송새벽(방자전) ◆신인여우상-이민정(시리노: 연애조작단) ◆신인남우상-정우(바람) ◆신인감독상-장철수(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의상상-정경희(방자전) ◆미술상-조성원(이끼) ◆음악상-김준석(맨발의꿈) ◆음향기술상-오세진 김석원(이끼) ◆영상기술상-정도안(아저씨) ◆편집상-김상법 김재범(아저씨) ◆조명상-오승철(악마를 보았다) ◆촬영상-김성복(이끼) ◆시나리오상-이창동(시) ◆기획상-김준종(맨발의꿈) ◆영화발전공로상-최은희 ◆해외영화 특별상-압둘하미드 주마 ◆한류인기상-탑(포화속으로) ◆인기상-원빈(아저씨), 이민정(시라노:연애조작단) ◆자랑스러운 영화인대상-신영균 이상 24개 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