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첫해 사실상 실패의 쓴맛을 본 이범호(소프트뱅크)에게 당면 과제가 떨어졌다. 장타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구단회장을 맡고 있는 왕정치(오 사다하루) 전 감독이 지난 23일 후쿠오카시의 한 강연에서 다음 시즌 팀의 전력 보강 주안점을 설명하면서 "일본인선수 외에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선수 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홈런타자 영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닛칸스포츠'가 25일 보도했다.
이에 덧붙여 왕 회장은 "팀의 베테랑 선수들은 장타력이 있지만 젊은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소프트뱅크의 현재 전력을 냉정히 평가했다. 즉 부족한 일본인 선수 젊은 거포 문제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집중적으로 발굴해 키우는 한편, 이들이 주축선수로 성장할 때까지는 용병 거포에게 의존하겠다는 장기적인 포석을 밝힌 셈이다.
일본 언론들은 일단 소프트뱅크가 다음 시즌에 대비해 퇴출이 확정적인 페타지니 대신 그를 능가하는 장타력을 갖춘 용병타자 영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2년 계약을 한 이범호에 대해서는 왕 회장이나 일본 언론이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는 두 가지로 의미로 해석된다. 어차피 이범호는 내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으므로 활약 여부에 따라 쓰임새가 있으면 활용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좀더 가혹하게 해석하면, 이범호가 올 시즌과 같은 타격을 계속할 경우 전력 외로 취급하고 새로 영입할 용병타자에 기대를 걸겠다는 의도도 다분해 보인다. 올 시즌 도중 소프트뱅크가 페타지니를 긴급 영입했던 것도 이범호가 기대만큼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범호는 올 시즌 48경기에서 타율 2할2푼6리에 4홈런 8타점으로 부진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134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리그 3위에 해당하는 홈런수. 투타의 조화된 힘으로 퍼시픽리그 정규시즌 1위에 올랐지만 지바롯데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장타력 실종으로 결국 패퇴(3승4패)하고 말았다.
바로 이런 부분을 왕 회장은 우려하면서 장타력 보강을 시급한 과제로 내세웠고, 이범호로서는 무조건 '한 방' 능력을 키워 살아남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범호는 일본에서의 첫 시즌 일정을 마치고 지난 23일 귀국길에 오르면서 "일본 투수를 좀더 공부하겠다"고 말해 내년엔 올 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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