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마르는 혈전을 치른 끝에 삼성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대구구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고, 경기장 밖에서는 열혈팬들의 사물놀이 축제까지 벌어졌다. 플레이오프 5차전이 벌어진 13일 대구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이제 환희의 순간은 접어두고 삼성은 곧바로 '비룡군단' SK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두산이 지칠대로 지친 상황에서도 전력을 쥐어짜내 삼성을 마지막 순간까지 괴롭혔다.
연장까지 간 5차전 대역전쇼로 인천행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사실 삼성은 체력적으로 '너덜너덜'해진 전력으로 푹 휴식을 취한 최강팀 SK와 시리즈를 벌여야 한다. 객관적으로 삼성의 열세가 분명하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과 플레이오프 MVP로 뽑힐 정도로 연일 발군의 타격감을 보인 '달구벌 영웅' 박한이는 오히려 삼성의 우세를 자신했다.
분명 체력적으로는 불리하지만, 두산과 치른 5차례의 혈전은 선수들의 '정신력'과 함께 '실전 감각'을 극대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천군만마'같은 구원투수 오승환까지 포함시켰다.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로 사기충천이다.
두산과의 5차례 경기는 힘들었고 선수들은 지쳤으나 오히려 자신감을 가질 만큼 극적인 승부를 통한 에너지 공급이 이뤄졌다.
5경기 모두 1점차 박빙의 승부였고, 양 측은 매번 투수 총력전을 펼치면서 드라마보다 더한 드라마를 연출했다. 야수들 역시 수비집중도는 페넌트레이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고, 타석에서도 매번 집요하게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 투수-야수 할 것 없이 정신적인 피로도와 함께 체력소모는 극에 달했다.
실제로 큰 활약을 펼친 삼성 2년차 신예 김상수의 경우, 5차전을 앞두고 "정규시즌 전 경기보다 플레이오프 4경기가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삼성 선수들은 끈질긴 두산을 제압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욕에 넘쳐있다.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지은 후 선동열 감독은 "우리 팀컬러가 젊은 선수가 위주다.(체력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 힘든 경기를 했지만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며 "투수들이 안좋은 선수가 없지 않아 있지만, 투수 2명(오승환 구자운)을 보강했다. SK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한이는 숨김없이 삼성이 유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플레이오프 동안 선수들이 모두 뭉쳐서 (팀전체의) 페이스가 올라왔다. 누구 한 명 할 것 없이 모두 잘했다"며 "우리는 힘든 경기를 해왔다. 오히려 한국시리즈서 편하게 할 것 같다. SK는 이런 경기를 안해봤다. 정신력으로 보나 뭐로 보나 우리가 좀 더 나을 것이다. 투수들도 5차전을 계기로 한국시리즈서 잘 해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즉 두산과 혈전을 치르면서 삼성의 경기감각은 절정에 올라 있다는 말이다. 그와 함께 자신감마저 크게 향상됐고, 그 결과 선동열 감독과 박한이는 '삼성이 불리할 것'이라는 세간의 한국시리즈 전망을 일축한 것이다.
삼성 선수들에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는 SK전을 앞두고 혹독하게 수행한 '지옥훈련'이 된 셈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