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함께 선발됐던 지동원(19, 전남 드래곤즈)이 경기장에 들어서자 윤빛가람(20, 경남FC)은 환한 미소를 보이며 말을 걸었다. 오늘 누가 선발로 출전할 것이냐는 등 상대팀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은근히 신경전을 벌인 것.
둘은 올 시즌 K리그 신인왕 구도를 양분하고 있다. 21일 진주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18라운드 직전까지 윤빛가람은 7골 3도움, 지동원은 6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말 그대로 '용호상박'이었다.
맞겨루기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동원은 후보 명단으로 빠졌고 윤빛가람은 어김없이 선발로 나섰다. 윤빛가람은 후반 23분 이용래의 선제골에 칼날 패스로 도움을 기록하며 7골 4도움으로 지동원보다 공격포인트에서 1개 앞서갔다.
결국 1-1로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룸에 들어선 윤빛가람은 "진주 경기장의 개장식과 함께 좋은 경기를 했어야 했는데 마지막에 집중력이 부족했다"라고 동점을 허용한 부분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도움을 기록했으나 신인왕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이 더 중요했다며 자세를 낮춘 윤빛가람은 "오늘 경기만 봐서는 내가 공격포인트를 올렸기 때문에 (내가 유리하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경기는 많이 남았다. 남은 경기에서 포인트를 올릴 수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히려 경쟁자 지동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은 윤빛가람은 "나이도 어린데 좋은 실력을 갖췄다. 앞으로 가능성이 크다. 신장도 좋은데 발재간이나 컨트롤, 득점력까지 고루 갖췄다"라고 분석했다.
윤빛가람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넣은 이용래는 "내 골로 앞선 상황에서 완벽한 기회가 있었는데 쉽게 풀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전반기 부상으로 힘들었었던 이용래는 월드컵 휴식기 이후 공격포인트를 집중적으로 기록하며 '여름 사나이'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혼자 슈팅 연습도 하고 그랬다. 그래서 더 공격적으로 변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영전한 조광래 감독이 윤빛가람을 대표로 선발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편으로 서운하기도 했지만 전반기에 부상이 있었다.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중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태극마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이용래는 "같은 팀이지만 윤빛가람으로부터 자극을 많이 받는다. 경기력도 좋아지고 그러니 당연히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겠느냐"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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