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필드에서 승부가 갈리겠지요."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8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의 '쏘나타 K리그 2010' 16라운드를 앞두고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서울은 2008 아시아축구연맹(AFC) 최우수선수(MVP) 수상 경력이 있고 우즈베키스탄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세르베르 제파로프를 비롯해 전북 현대에서 최태욱을 영입했다.
중원의 힘이 강화되면서 서울은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를 연파하는 등 전반기와 달라진 경기력으로 팬들 앞에 섰다.
당연히 최강희 감독의 경계심은 컸다. 설상가상 측면 미드필더인 김형범, 서정진 등이 모두 부상에 시달려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두 배로 늘었다. 이동국은 지난 15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해 이날 서울전에 나서지 못했다.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이지만 최 감독은 "그냥 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상대가 누가 됐든 겨뤄 이기면 된다는 것이 최 감독의 마음이었다.
최 감독의 기대대로 전북은 서울에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정규리그 5연승을 달렸다. 컵대회 포함해 11경기 무패행진(10승1무)도 이어갔다. 순위도 한 계단 상승해 2위가 됐다.
전북과 서울의 기싸움은 대단했다. 짧은 패스를 쉴 새 없이 주고받으며 주도권을 잡는데 집중했다. 서울은 11분 제파로프가 왼쪽 측면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데얀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서울의 공세를 몇 차례 봉쇄한 전북은 25, 26분 루이스와 손승준이 날카로운 오른발 및 헤딩 슈팅으로 선제골을 노렸지만 김용대 골키퍼의 동물적인 선방으로 땅을 쳤다. 일순간 3만876명 관중의 탄식이 쏟아졌다.
지속적으로 찬스를 만들고도 김용대의 잇따른 선방으로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고 전반은 0-0으로 종료됐다.
기다리던 골은 결국 전북에서 먼저 터뜨렸다. 후반 12분 루이스가 수비 사이로 연결한 패스를 에닝요가 파고들어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서울은 정조국, 최현태, 방승환 등 공격수들을 연이어 투입하며 전북을 압박했다. 그러나 24분 김진규의 프리킥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최효진과 제파로프가 날린 중거리 슈팅이 정확도 부족으로 골로 연결되지 못한 아쉬움도 컸다.
전북은 측면으로 볼을 돌리며 시간을 끌었다. 설상가상 후반 45분 서울의 제파로프가 김상식의 옷을 잡아채면서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 순간 벤치에 있던 김한윤까지 항의하다 퇴장당하며 경기 분위기는 전북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이후 전북은 남은 시간을 잘 버티며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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