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가 한국의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의 꿈을 실현시켰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한국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아르헨티나(3승, 9점)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이후 8년만에 원정에서 기적을 이뤄냈다. 2006 독일월드컵 토고와의 1차전에서 승리하고도 탈락했던 아쉬움을 말끔하게 털어냈다.
한국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박주영(AS모나코)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지역 오른쪽에서 넘어지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뒤쪽으로 향하면서 빠른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이후 울퉁불퉁한 잔디와 광적인 나이지리아 팬들의 응원에 한국의 초반 경기 전개는 쉽지 않았다. 킥이 좋은 기성용의 슈팅은 골대와 한참 벗어나는 등 정확도도 따르지 않았다.
집중력이 잠시 흐트러지는 순간 나이지리아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12분 치디 오디아(CSKA모스크바)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낮게 가로지르기 했고 칼루 우체(알메리아)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나이지리아가 1-0으로 앞서나갔다.
한국은 중앙과 좌우 등 다양하게 공격 루트를 뚫는데 집중했지만 나이지리아의 수비가 촘촘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되려 수비진이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내주는 등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 두 콤비가 노련한 플레이로 파울을 만들어내며 지속적으로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33분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얻은 기회를 박주영이 키커로 나서 강하게 킥을 했지만 볼은 힘없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영리한 나이지리아는 한국의 조바심을 유도하며 공격 템포를 천천히 한 뒤 중거리 슈팅을 노렸고 35분 우체가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으로 시도한 슈팅이 오른쪽 포스트에 맞고 나오며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위기 뒤의 찬스가 왔다. 한국은 38분 이영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 파울을 얻었고 키커로 나선 기성용의 프리킥이 수비수 이정수의 머리와 오른 다리에 맞은 뒤 귀한 동점골로 연결되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나이지리아는 조셉 요보(에버턴) 대신 우와 에치에질레(스타드 렌)을 투입해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한국은 이영표의 슈팅으로 공격 신호를 알렸다.
4분 박주영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파울을 얻었고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 밖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그간 지속적인 공격 실패로 마음고생을 했던 박주영은 오른쪽 포스트 구석을 향해 킥을 시도했고 한 차례 바운드 된 뒤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흐름은 다시 한국쪽으로 넘어왔고 박주영과 이영표가 한 차례씩 슈팅을 시도했다. 16분 염기훈이 왼쪽에서 패스한 것을 박주영이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앞으로 향했다.
나이지리아는 한국을 계속 괴롭혔고 24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김남일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볼을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고 치네두 오바시에게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야쿠부가 성공하며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팽팽한 공방을 주고받는 가운데 한국은 40분 기성용 대신 프리킥 능력이 좋은 김재성(포항 스틸러스)을 투입해 중원을 보강하고 막판 집중력 싸움을 벌였다. 한국은 막판 나이지리아 공세를 막아내고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며 승점 1점을 추가, 같은 시간 아르헨티나에 0-2로 패한 그리스를 따돌리고 16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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