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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의 '한 방 야구'와 화끈해진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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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한 방이지. 시원하게 홈런을 쳐서 이기면 관중도 좋고 얼마나 재미있느냐고. '발야구'도 좋지만 올해는 홈런 치는 야구를 해보고 싶어."

지난 1월,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인터뷰 도중 올시즌 팀 운영 방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넓은 잠실 그라운드를 휘젓는 발야구로 두산의 색깔을 맞춰온 사령탑이 그 팀 운영 방침의 변경을 시사한 것이다.

시즌 들어와 김 감독의 이런 의중은 그대로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두산의 현재 팀 홈런수는 19개로 8개 구단 중 1위다. 개막 후 한 동안 3할대 팀타율로 '공포의 화력'으로 평가받았고, 최근 주춤한 기세에도 팀타율은 2할8푼9리로 여전히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경찰청에서 전역하고 합류한 포수 양의지가 홈런 4개를 쏘아올렸고, 김동주, 이성열도 3개씩 손맛을 봤다. 등근육통으로 열흘 이상 쉬었던 고영민과 내야백업 이원석도 2개를 기록했고, 김현수, 손시헌, 유재웅, 이종욱, 최준석은 시즌 1호포는 터뜨려놓았다. 홈런 기록을 보면 그야말로 두산은 1번부터 9번까지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어 상대 투수로서는 쉬어갈 틈이 없다.

사실 김경문 감독은 원래 '강공야구'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1점을 내기 위한 번트 사인보다는 히트앤드런을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어찌보면 선굵은 야구다. 김 감독이 최근 수 년간 '발야구'를 표명한 것은 '한 방 야구'를 시도해볼 팀 화력의 강도가 여의치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가 김 감독이 원하는 발야구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 팀 운영 색깔을 바꿨다고 보기에는 애매하다. 기존의 발야구에 일발 장타를 갖춘 화력마저 추가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야구의 꽃' 홈런은 단숨에 경기 분위기를 휘어잡거나 반전시키는 묘미가 있다. 지난 17일 롯데전에서 두산은 손시헌과 이종욱의 홈런 두 방 만으로 4-3으로 승리했다. 18일 롯데전에서는 김동주의 투런포로 재리드를 잡았지만 5-3으로 리드하던 5회초 롯데 홍성흔에게 추격 솔로포를 허용하고 분위기를 내줘 결국 5-9로 패했다. 이기든 지든 팽팽한 상황서 터져나온 홈런이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바꿔낸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김 감독은 시즌 전부터 "우승밖에 없다"고 가감없이 시즌 목표를 밝혔다. 그리고 최근 우승 문턱에서 좌절감을 맛봐야 했던 팬들을 위해 '화끈한 야구'까지 추구하고 있다. '발야구'를 기본으로 한 '한 방 야구'. 올 시즌 두산이 더욱 강력해진 이유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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