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탈출 실패 한화, '번트'에 울다

번트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된 경기였다.

8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한화전에서 3연패를 기록하고 있던 한화는 연패 탈출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경기도 잘 풀려가나 싶었다. 2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추승우가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쳐내며 3-0으로 앞서나갔기 때문.

마운드에서는 앞선 2차례 등판에서 호투하고도 수비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운이 따라주지 않아 2패를 안은 용병 투수 카페얀이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그런대로 버텨주고 있었다.

한화에게 아쉬운 점은 번트에서 나왔다. 한화는 3-0으로 앞서가던 4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이희근이 몸에 맞는 공, 다음 타자 강동우가 볼넷을 골라내 무사 1, 2루의 추가점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달아나는 점수를 뽑으면 한결 여유있는 경기운영이 가능한 상황. 한화 벤치에서는 타석에 들어선 추승우에게 보내기 번트 작전을 지시했다.

그렇지만 추승우가 이를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추승우는 두산의 바뀐 투수 조승수를 상대로 초구 번트를 댄 것이 실패해 파울을 기록했다. 이어 볼 카운트 1-1에서 3구째 다시 번트를 시도한 것이 투수 정면으로 굴러가면서 2루에서 3루로 달리던 선행주자 이희근이 아웃되고 말았다. 이후 한화는 후속타 불발로 4회초 추가점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번트 실패는 한 번 더 나왔으며 이 역시 뼈아팠다. 4-3, 한 점차까지 추격당한 한화는 8회초 다시 기회를 잡고 번트 작전으로 쐐기점을 노렸다.

선두타자 이희근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다음 강동우 타석 때 다시 보내기 번트 작전이 나왔다. '베테랑' 강동우였기에 충분히 해줄 것이라 여겨졌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초구에 번트를 댄 것이 홈 플레이트 앞에서 크게 튀었고, 이를 두산 포수 용덕한이 재빠르게 잡아 바로 2루에 송구해 1루 주자를 포스아웃 시킨 것. 뒤이어 추승우의 병살타까지 나오면서 한화의 마지막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달아나야 할 때 달아나지 못한 한화는 결국 8회말 두산에 2점을 내주고 4-5로 너무나 아쉬운 역전 패배를 당했다.

수비에서 실책 2개(공식기록은 1개)가 나온 것도 그랬지만 공격에서도 이처럼 해줘야 할 때 번트를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으면서 한화 이글스의 연패 탈출 희망은 저만치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