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이 잘해야 전북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라는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전북 현대의 우승 일등 공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라이언킹' 이동국(30)이었다.
이동국은 올 시즌 두 차례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정규리그에서 27경기에 출전해 도움없이 20골(컵대회 포함 총 21골)을 터뜨리며 1998년 포항 스틸러스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한 후 처음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2003년 성남 일화 김도훈이 40경기에서 28골을 터뜨린 이후 6년 만의 20골 이상 득점왕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역대 득점왕 다득점에서도 1989년 포항제철 소속의 조긍연과 함께 3위에 올랐다.
아울러 6일 열린 성남과의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는 팀의 3번째 골로 3-1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포효했다.
사실 올 시즌 이동국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실패를 맛본 뒤 국내로 복귀해 성남 일화의 유니폼을 입고 후반기 활약을 했지만 2골 2도움으로 이름값에 비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워낙 기대치가 높았던 탓에 이동국의 세세한 움직임에도 팬들은 '과거보다 더 게을러졌다', '슬럼프에 빠진 것 아니냐' 등등 혹독한 평가를 내렸고 여론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이런 굴욕 속에 이동국은 성남의 개혁 바람에 밀려 전북으로 둥지를 옮겨야 했다.
올 시즌 시작과 함께 '재활 공장장' 최강희 감독의 조련을 받은 이동국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편견을 깨는데 집중했다.
최강희 감독이 사용한 4-1-4-1 포메이션의 정점에서 킬러 본색을 드러낸 이동국은 3월 15일 대구FC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시작으로 골 폭풍을 일으켰고 전북은 승승장구하며 선두권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허정무 감독의 선택으로 이동국은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이후 2년여 만에 대표팀 복귀라는 겹경사까지 맞았다. 대표팀 복귀 후 마수걸이 골은 아직 터뜨리지 못했지만 점점 경기력이 진화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전북의 이번 우승으로 이동국은 프로에서 처음으로 '별'을 달게 됐다. 2001, 2002년 두 차례의 FA컵 준우승을 제외하면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그다. 2006년 부상에서 복귀해 수원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 후반 교체 출전한 것이 전부였기에 개인적으론 더욱 값진 우승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