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K리그. FC서울은 15승9무2패, 승점 54점을 기록하며 K리그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아쉬움이 큰 2위였다. 서울은 1위 수원과 승점은 54점으로 같았다. 하지만 골득실(수원+22, 서울+19)에서 밀려 정규리그 우승을 수원에 내줘야만 했다. 서울은 충분히 정규리그 1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2위의 저주'에 걸렸다고 할 수 있었다.
서울은 마지막 2경기를 남긴 상태에서 리그 1위를 지키고 있었다. 17경기 무패행진(13승4무)이라는 쾌조의 상승세도 타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2경기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이다.
그 시작이 부산전이었다. K리그 25라운드 부산전에서 이청용이 후반 13분 과격한 파울로 퇴장명령을 받았다. 10명이 싸운 서울은 0-2로 패배하고 말았다. 무승부만 거뒀어도 리그 1위를 지킬 수 있었지만 패배로 2위로 내려앉았다. 수원과 골득실차로 우승이 결정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만회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저주는 리그 최종전에서도 이어졌다. 포항과의 경기에서 서울은 2-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대량득점으로 골득실에서 수원에 앞설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서울은 또다시 10명으로 싸워야만 했다. 전반 44분 안태은이 퇴장 당했기 때문. 결국 서울이 2-1로 승리를 거두면서 정규리그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2009 K리그. 서울은 정규리그 1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은 1위를 독주하고 있었다. 이청용의 볼턴 이적으로 잠시 주춤거리기는 했지만 서울은 웬만해서는 1위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리그가 막바지로 다가가자 서울은 지난 시즌의 행보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일 포항에 2-3으로 패하며 그동안 굳건히 지켜왔던 리그 1위 자리를 전북에 내줘야만 했다. 그리고 17일 부산과 2-2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만을 보태 1위 전북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말았다.
전북은 16승5무5패, 승점 53점으로 리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서울은 15승4무7패, 승점 49점으로 전북과 4점 차로 벌어졌다. 전북과 서울은 나란히 2경기만을 남겨놓아 정규리그 1위의 주인공은 전북이 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태다. 전북은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둔다면 1위를 자력으로 확정짓게 된다. 서울이 2승을 거둬도 뒤집지 못한다.
정규리그 막바지에 다시 찾아온 2위의 저주. 지난 부산전서 비긴 후 이상협은 "리그 마지막으로 오니 선수들이 힘도 들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누가 해결해줄 방법이 없다. 선수 개개인이 알아서 극복해야 할 문제다"라며 리그 막바지에 하락세를 걷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은 여전히 정규리그 우승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세뇰 귀네슈 감독은 "남은 2경기 모두 승리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일단 2경기 전승을 거둔 후 전북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은 오는 25일 인천전, 11월1일 전남전이 남아있는 상태다. 모두 6강 진출을 바라보고 있는 팀들이라 서울 역시 방심할 수 없다.
서울이 지난 시즌과 같이 시즌 막바지에 추락해 리그 2위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 반전을 이끌어내 2위의 저주를 털어내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것인가. 서울의 운명이 마지막 2경기에 달렸지만 쉽지 않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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