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가 지난 한물간 스타가 있다. 이미 나이는 37세가 됐고, 세계적인 명문 클럽을 돌아다니던 그는 지금 아시아 무명의 클럽에 속해 있다.
하지만 상대팀들은 그를 상대하기가 부담스럽다. 그는 일반적인 한물간 스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레전드'다. 세계 축구를 평정하고 시대를 풍미한 '전설'이었다. 바로 히바우두(분요드코르)다.
'그라운드의 마술사', '왼발의 마술사.' 히바우두를 따라다니는 애칭들이다. 히바우두는 정확하고 위력적인 왼발을 가지고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히바우두는 드리블, 패스, 슈팅 등에서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조국 브라질과 소속팀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 시절이 히바우두의 전성기였다. 그는 157경기에 나서 86골을 터뜨리는 폭발력을 선보이며 세계 축구를 평정했다. 특히 1999년은 히바우두의 해였다. 히바우두는 FIFA(국제추구연맹) 올해의 선수상, 발롱도르 등 개인상을 싹쓸이하며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히바우두는 호나우두와 함께 조국 브라질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당시 부상에서 돌아온 '축구의 신' 호나우두에 이목이 쏠린 것은 사실이지만 브라질 우승은 히바우두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히바우두는 브라질 국가대표로서 A매치 74경기에 나서 34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히바우두는 2003년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에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 그렇게 시대를 풍미한 히바우두의 전성기는 지나갔고, 이후 크루제이로, 올림피아코스 등을 전전한 끝에 2008년 8월 우즈베키스탄의 분요드코르에 둥지를 틀었다.
한국 K리그의 '자존심' 포항 스틸러스는 오는 2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JAR 스타디움에서 분요드코르와 '2009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벌인다. 포항은 분요드코르의 키 플레이어 히바우두를 피해갈 수 없게 됐다.
히바우두는 분명 한물간 스타다. 하지만 '레전드'로서의 포스를 갖고 있어 포항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레전드는 팀에 어떤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힘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 브라질전에서 프랑스의 지단이 보여준 것처럼, 레전드라 불리는 이들은 전성기가 지났지만 간혹 전성기적 기량을 펼치며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어 초토화시키기도 한다.
히바우두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리그에서 증명하고 있다. 히바우두는 현재 우즈베키스탄 리그에서 19골로 득점랭킹 1위에 올라있다. 게다가 히바우두의 뒤에는 월드컵 우승의 동반자 '명장' 스콜라리 감독의 지원이 있다.
아시아 정상을 향해 질주하는 포항. 승리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레전드' 히바우두를 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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