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굴욕시대다.
경쟁사 프로그램들은 펄펄 날고 있는 데 '일밤'의 시청률은 한자리수로 떨어진지는 이미 오래다. 조금씩 하락하던 '일밤'은 급기야 지난 주말 2~3%를 기록, '애국가' 시청률까지 떨어졌다.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0일 방송된 '일밤' 1부 '오빠밴드'는 3.4%, 2부 '노다지'는 2.5%의 시청률에 그쳤다.
경쟁 프로그램들과 시청률을 비교하면 '굴욕'은 더욱 커진다.
동시간대 방송중인 KBS 2TV '해피선데이'는 전국기준 23.0%의 시청률을, '패밀리가 떴다'는 20.3%, '골드미스가 간다'는 7.7%의 시청률을 보였다.
동시간대 꼴찌는 물론, 현재 방송중인 수십개의 지상파 3사 예능프로그램 중 꼴찌를 도맡아한지도 오래됐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러울 정도다.
시청률 뿐만 아니다. '일밤'의 프로그램을 내용적으로 파고들면 더욱 한숨이 나온다.
두 프로그램 모두 그간의 부진을 씻고자 야심차게 기획된 프로그램. '오빠밴드'는 신동엽, 탁재훈, 김구라가, '노다지'는 방송인 김제동과 조혜련, 신정환, 김나영 등 화려한 MC 군단이 진행을 맡고 있다.
타 프로그램에서 화려한 활약을 펼치는 이들지만 유독 '일밤'에만 오면 프로그램과 겉돌며 힘을 못 쓴다. MC의 역할도 역할이지만, 더 큰 문제는 프로그램 내용 자체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밤'에 2%의 굴욕을 안겨준 '노다지'는 매주 문화유적지, 관광지, 명물, 명소 등을 찾아가 보물지도를 만들어 가는 콘셉트로 공익성과 오락성을 찾겠다는 기획의도로 만들어졌다.
'일밤'의 특기였던 공익 프로그램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금새 '1박2일'과 '패떴'의 아류작으로 추락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경치좋은 자연을 보여주고 또 지역주민들과 어울리는 것은 '1박2일'을, 팀을 나눠 게임을 하는 것은 '패떴'을 연상시킨다. 뭔가 부자연스럽고 보고 있는 동안에도 자꾸 경쟁 프로그램의 출연진과 비교된다.
더구나 게임을 하며 잘 놀던 멤버들은 갑자기 지역 명물을 소개하고 역사를 소개한다. 생뚱맞은 구성과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의문이 든다. 결국 재미와 감동을 모두 주겠다는 욕심이 오히려 두가지 모두를 놓쳐버리고 마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냉담하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역사를 찾아가는건 둘째치고 출연진들은 산만하고 흐름도 뚝뚝 끊긴다. 이걸 보다보면 마지막 결론인 역사를 왜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프로그램이 올드하다. 다음 전개가 어떨지 뻔하고 알고 싶지도 않을만큼 지루하다' 등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오빠밴드' 역시 초기의 신선함과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반복되는 연주회 콘셉트가 벌써부터 식상함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밤'은 그야말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더이상 떨어질 시청률도 없고 프로그램은 개선되어야 할 곳이 수두룩하다. 사면초가에 처한 '일밤'의 쇄신을 위한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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