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광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21)이 망명했다.
스포츠전문 웹사이트 'ESPN'은 3일 쿠바 국가 대표 일원으로 국제 대회에 참가한 채프먼이 숙소를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망명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쿠바 대표팀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벌어지는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스페인어 웹사이트 'cubaencuentro.com'은 호텔을 나간 채프먼이 숙소로 복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채프먼은 이 웹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을 빠져 쉽게 빠져 나와 대기 중인던 차를 타고 떠났다"고 밝히며 여전히 유럽에 머물고 있지만 정확한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그는 "모든 게 미리 계획한 일이며 세계 제일의 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말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았다.
일부 소식통에 의하면 채프먼이 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떠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출전해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채프먼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로부터 현재 전세계에 있는 왼손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는 시속 100마일(161km)이 넘는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변화구 구사 능력에 문제를 드러내는 등 6.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68로 부진했다.
하지만 21세의 어린 나이를 감안할 때 마이너리그에서 변화구를 가다듬고 경기 운영 능력을 키운다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당시 메이저리그 일부 관계자들은 당장 메이저리그 구단에 입단해도 최소 3천만달어에서 6천만달러 사이의 몸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2002년 멕시코에서 벌어진 대회 도중 망명한 당시쿠바 국가대표 에이스 호세 콘트레라스(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뉴욕 양키스와 4년에 3천200만달러의 계약 했었다.
그의 망명 소식이 알려진 뒤 뉴욕 양키스 마크 뉴먼 부사장은 "양키스는 그에게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양키스가 나선 만큼 보스턴 레드삭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쿠바 선수가 미국으로 직접 망명했을 때 그 선수는 이듬해 아마추어 드래프트에 포함돼 미국내 아마추어 선수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제3국에 거주 자격을 확보한 뒤에는 자유계약선수 자격이 주어지며 이럴 경우 수천만달러에 이르는 빅딜을 할 수 있다.
일단 채프먼은 제3국에 거주지를 정하고 에이전트를 선임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가 채프먼 영입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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