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의 진숙이보다 훨씬 더 밝고 당당해진 진숙이를 기대해주세요."
낯설지 않은, 그러나 새로운 느낌. 민지혜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그녀가 왕지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바로 MBC 새 주말기획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의 여주인공으로.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800만 흥행을 기록한 영화 '친구'를 드라마화한 작품. 영화를 만든 곽경택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으며 1980~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네 친구들의 이야기라는 기본 스토리라인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달라진 것도 있다. 20부작으로 늘어난 만큼 스토리 라인이 풍부해졌다. 주인공들의 사랑과 여고생들의 우정 이야기가 가미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진숙 역을 맡은 왕지혜가 있다.

◆"현빈, 김민준의 사랑을 한몸에...운이 좋은 편"
영화 속 진숙은 짧게 나오지만 임팩트가 강한 인물. 도발적이면서도 쓸쓸했던 진숙은 브라운관으로 건너오면서 밝고 씩씩한 캐릭터로 변했다.
"영화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좀 더 대중적으로 바뀌었고 순화된 부분도 많아요. 진숙 캐릭터도 밝게 바뀌었죠. 아버지한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이고, 학교에서는 짱이자 레인보우 밴드의 리더예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다거나 하는 등 밝고 재미있는 장면이 많을 거예요."
왕지혜는 동수(현빈 분), 준석(김민준 분), 상택(서도영 분), 중호(이시언 분) 등 네 친구가 이끌어가는 남자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특히 그녀의 멜로 연기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이다.
"네 명의 남자 사이에서도 휘둘리지 않는 씩씩한 여자가 되려고 했어요. 제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멜로 역시 신경을 많이 썼죠. 현빈 씨와 김민준 씨와 러브라인이 있는데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눈빛이나 느낌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많아요. 섬세한 감정 연기가 필요했어요."
드라마 속 세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도 부럽지만 이 시대 최고 훈남인 현빈과 김민준과 연기를 한다는 것도 여성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살 일. 이를 두고 왕지혜는 "운이 좋은 편"이라며 웃었다.
"남자 배우들은 극의 인물에 몰입해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배우라는 느낌이 있어요. 뒷모습만 봐도 아우라가 느껴지던 걸요. 정말 이번 작품에 캐스팅된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죠. 감독님도 정말 잘 챙겨주시구요. 정말 한식구라는 느낌과 애정이 생겨요."
왕지혜는 한참동안이나 출연진, 스태프 그리고 곽경택 감독에 대한 믿음과 고마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월부터 부산 올 로케이션 촬영으로 다져진 팀워크 때문일까.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왕지혜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
나름의 긴 공백기 탓에 그동안 누리지 못한 촬영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는 사실도 작품에 대한 애정을 더해주는 이유다.
왕지혜는 데뷔 초기 드라마 '북경 내사랑'과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영화 '구미호 가족' 등으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남궁민과 호흡을 맞춘 '뷰티풀 선데이'에서는 여주인공의 자리를 꿰차며 탄탄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그는 작품 지연으로 자연스레 공백기를 가졌다. 왕지혜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로 그동안 활동하던 가명 민지혜 대신 본명인 왕지혜로 이름을 바꿨다.
왕지혜라는 이름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친구'는 여러모로 더할나위 없이 소중한 작품이 됐다.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내 것만 잘 하려고 하려는 욕심이 있었죠. 이것 저것 챙길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친구'를 하면서는 현장에 가는 게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하고 느껴요. 6월말이면 촬영이 끝나는데 벌써부터 아쉬워요."
"친구는 배우로서 또 인격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예요. 배우는 감정이 풍부해야 하지만 사회 생활에서는 이성적으로 해야 해서 어려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친구'는 좀 더 벽을 허물게 해줄 수 있었던 작품, 인간 왕지혜로서 좋은 해결책을 준 보물 같은 작품이라고나 할까요."
'친구'를 찍는 내내 행복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왕지혜. '친구'의 방영을 앞두고 있는 왕지혜는 다시 한 번 행복을 만끽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