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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90박91일 야생 체험, 원시인 된 기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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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재영이 도시 한 복판에서 표류자가 됐다. 새 영화 '김씨 표류기'에서 정재영은 자살을 기도하다 실패하고 한강 밤섬에 표류하는 '김씨' 역할을 맡았다. 수더분하고 무뚝뚝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남자의 이미지를 선보여 온 정재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도시인의 뿌리 깊은 고독과 소통을 이야기 한다.

한국영화끼리의 출혈을 피하기 위해 5월로 개봉을 연기한 '김씨 표류기'는 세 가지가 없는 영화다. 먼저 이렇다 할 의상이 없다. 단벌 양복으로 등장한 정재영은 표류 생활을 거듭하며 점점 옷을 벗어 던진다. 초여름에 시작해 늦가을까지 이어진 촬영에서 정재영은 '헐벗은' 탓에 추위와 싸워야 했다.

또 하나 신체 부위 일부분의 털이 없다. 바로 가슴 털. 평소 무성한 가슴 털을 가진 정재영은 '야성미가 너무 넘친다'는 이해준 감독의 말에 가슴 털을 밀어 버렸다. 대신 머리카락과 수염은 길게 길러 80년대 미국 히피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세 번째는 상대 배우가 없다는 것. 밤섬에서 살아가는 김씨를 엿보는 또다른 여자 김씨 정려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조연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 러닝타임 내내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정재영은 혼잣말로 영화의 재미를 책임진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정재영은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감량한데다 장염이 겹쳐 대학시절 체중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한결 날렵하고 핸섬한 모습의 정재영은 "운동으로 뺀 살이 아니어서 그런지 기운이 없고 금방 피곤하다"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웃었다.

"요즘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유행이잖아요. 저는 밤섬에서 90일91박을 했죠. 석달 동안의 촬영 내내 혼자 밤섬에서 야생체험을 한 거죠. 원시인이 된 거 같았어요."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의 공동 연출자인 이해준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정재영은 선뜻 출연을 수락했다. 현대인이 밤섬이라는 공간에 표류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너무 신선했기 때문이라고.

"도시 속에 밤섬이라는 것이 현대인의 초상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등잔 밑이 어둡다고 우리가 늘 지나치는 밤섬에 누군가가 홀로 살아간다는 생각을 누가 하겠어요. 없어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아는 김씨처럼 누구나 외로운 구석이 있잖아요. 시나리오를 읽으며 페이소스가 느껴지더군요."

영화 촬영장은 그 어떤 현장보다 평온했다. 늘 조용히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감독의 성향과 출연자가 적은 영화 특성, 스태프들의 면모까지 모두 현장을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었다고.

같은 날 개봉하는 톰 행크스의 '천사와 악마'는 이래저래 정재영과 깊은 인연을 가진다. 얼핏 톰 행크스의 흥행작 '캐스트 어웨이'를 떠올리게 하는 소재와 미리 공개된 정재영의 표류자 이미지가 그렇다.

"톰 행크스 형님과 한판 맞붙게 됐는데, 실은 다 잘되면 좋죠. 하지만 톰 형님보다는 조금 더 잘 됐으면 해요(웃음). 사람이 그런 심보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웃기지만 말이에요."

"영화 촬영 하는 3개월 동안 손톱 발톱도 안 깎고 수염도 안 잘랐죠. 가슴 털만 밀었는데, 누가 해주기도 곤란한 일이라 직접 했는데 느낌이 묘하더군요(웃음)."

리액션이 없는 원맨쇼같은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는 정재영은 홀로 연기를 한다는 것이 무척 외로웠다고 한다. 혼자 많은 부분을 감당하고 이끌어가는 만큼 흥행과 평가에 대한 부담도 크다.

"지루하지 않게 보셔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제일 커요. 부담도 있지만 독특하고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믿음을 주는 배우 정재영의 색다른 도전과 그의 야생 체험이 어떤 웃음과 페이소스를 줄 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영화 '김씨 표류기'는 5월 14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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