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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 열성 팬 있기에 더 행복한 한국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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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서가 아니라 제 마음이 춥네요.(웃음) 연장까지 가서 아깝게 져서 말이죠.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 정말 수고했고 고마워요."

24일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종료 직후 잠실야구장에서 응원을 하고 나오던 한 젊은이는 임창용의 볼 한 개로 승부가 판가름났다며 쓴 입맛을 다셨다.

이날 서울의 날씨는 꽃샘추위가 닥쳐 오전엔 영하였다. 결승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정오 무렵에도 초겨울같은 스산함이 뼛속까지 전해졌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경기. 그 시각에도 잠실야구장으로 향한 이들의 숫자는 약 7천여 명이나 됐다.

이들의 시선은 온통 전광판의 TV 화면에 집중되었고, 목이 터져라 함성을 내지르며 손에 든 푸른색 막대 풍선으로 응원의 박수를 쳤다.

관중석을 채운 이들의 바람은 야구 공격 조합만큼이나 다양했다.

"이제 막 야구의 매력에 빠졌어요. 윤석민 선수가 너무 좋아졌어요. 이제 시즌 들어가면 KIA 팬 할려구요."

"이용규 선수가 복수한다고 했잖아요. 오늘 한 방 기대하고 있어요."

"미국이랑 결승에서 한 번 붙어보면 어떨까 했는데 또 일본이라 껄끄럽네요. 준우승도 괜찮은데 상대가 일본이라면 이겨야 하는데..."

"야구는 제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에요. 학원 간다고 하고 여기로 온 거에요. 책은 펼쳐놨는데 영 글씨가 눈에 들어오질 않네요."

많은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지만 무릎에 학습서를 펼쳐놓은 채 전광판을 응시하는 재수생 팬이 퍽 인상적이었다.

시민들은 지고 있던 상황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넘쳐났다.

"지금 일본이 앞서는 이유는요, 대역전 드라마를 위한 장치일 뿐이죠. 먼저 한 점 주고 시작해야 더 짜릿하잖아요. 일단 김현수가 진루하고 그 다음 김태균이 한 방 날리는 거죠."

"추신수가 한 건 올려줄 겁니다. 믿어요." 한 젊은이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순간 정말로 추신수는 동점 홈런을 날려 소름끼치는 환희를 안겨주기도 했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야구는 한국의 효자종목이 돼버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보여준 '9전 전승' 우승의 힘이었을까? 이번 WBC에 대한 관심은 대회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그리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끌어모으기에 충분한 장면을 매번 연출했다.

"아쉽게 졌지만 너무 재미있었어요. 준우승도 대단한 거잖아요. 괜찮아요." 방긋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여학생의 눈망울이 한국야구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반드시 기회는 올 것이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우리 선수들은 해낼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보여준 야구팬들의 두터운 신뢰감이 오늘의 한국야구를 있게 해준 원동력이 아닐까 싶었다.

"4년 뒤 다시 이 대회에서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면 꼭 이겨줄 거라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할 일은 야구장 열심히 찾아가 응원해주고 지켜봐 주는 거 아니겠어요. 발이 닳도록 찾아다니겠습니다.(웃음)"

연장 10회말 한국 공격이 마무리되자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아쉬움을 토로한 팬들이었지만 이내 '괜찮다'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곧 프로야구 시작하잖아요. 저기서 뛰던 선수들을 조만간 볼 수 있어 너무 기대됩니다."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 최강으로 부상한 한국야구만큼이나 정성을 아끼지 않고 응원의 함성을 드높인 한국 야구팬이야말로 진짜 세계 최강이 아닐까 생각된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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