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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최순호 감독, '균형잡힌 축구'로 K리그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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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강원FC 마무리훈련 지도 여념없는 최순호 감독

지난해 12월 8일 첫 공식 훈련에서 지역민들의 대대적인 성원에 놀랐고, 올 2월 중순 중국 쿤밍 전지훈련에서는 중국 프로팀들을 상대로 거친 축구에 적응했다. 남은 문제는 누구를 다음달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개막전에 내보낼 것인가 하는 행복하면서도 골치 아픈 고민이다.

K리그 15번째 구단이자 신생팀 강원FC의 최순호(47) 감독은 모자를 눌러쓰고 축구공으로 농구 경기를 하는 선수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2004년 포항 스틸러스를 끝으로 K리그를 떠나 내셔널리그 울산 현대미포조선(2006~2008년)을 지휘한 최 감독은 강원FC 창단 감독을 맡으며 다시 K리그로 돌아왔다.

쿤밍 전지훈련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가졌던 강원FC는 지난 23일부터 강원도 강릉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어느새 K리그 개막이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마지막 담금질 지도에 여념없는 최순호 감독을 24일 오후 훈련 중인 관동대학교 체육관에서 만났다.

알아서 깨우치며 터득하는 최순호식 스타일

신생팀 강원FC의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크게 세 부류로 나뉘어 있다. 대학, 내셔널리그 출신(주로 미포조선), K리그 이적파 등이다.

최순호 감독과 호흡을 맞춰와 그의 지도 스타일을 잘 아는 미포조선 출신 선수들은 알아서 녹아들고 있다. 이을용, 정경호 등 K리그 이적파들도 경험을 무기로 빠르게 새 팀에 젖어들었다. 이들은 팀 분위기를 주도하고 전술의 중심에 서 있다.

문제는 팀 구성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학 출신 선수들이다. 대부분이 대학 무대에서 최고로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우승 경험도 많아 지는 법을 잘 모른다. 자신의 실수를 쉽게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훈련도 각기 다른 스타일로 해왔다.

최순호 감독은 이들의 '대학물'을 빼는 데 주력했다. 강압적이기보다는 스스로 터득해가는 방식을 택했다. 훈련과 연습경기에서 실수를 해도 세세하게 지적하기보다는 본인이 알아서 깨우치기를 바랐다.

잘못을 알면 공부를 통해 보완하고 그렇게 쌓인 것이 팀의 조직력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8월까지 최대 9개월간 주어진 기회에서조차 깨우치지 못한다면 최순호 축구와는 이별을 고해야 한다.

베스트11과 대기선수 6명 등 벤치에 앉을 수 있는 선수들을 어느 정도 구상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최 감독은 "1차적인 평가일 뿐 상황은 언제나 달라질 수 있다"라며 무한 경쟁이 끝없이 이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균형잡힌 축구를 추구한다

4-3-3을 기반으로 한 전술을 사용할 예정인 최 감독은 플랫4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균형잡힌 축구'가 올 한 해 강원FC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쿤밍에서 강원FC는 10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마지막 경기 상대였던 다롄이 거친 경기를 구사해 중단된 것을 제외하고 총 19득점 17실점을 했다. 득점과 비교해 실점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최 감독은 쿤밍 전지훈련을 통해 플랫4 수비라인이 많이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실점을 많이 해도 이를 통해 선수들이 문제점을 파악해 빠르게 대처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최 감독의 믿음이다. 실점을 피하기 위해 수비수가 두려워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대신 효율적인 볼 소유가 필요하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볼 소유를 많이 하고 우리가 주도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 수비만 계속하고 있으면 뭐가 되는가. 공수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야 관중이 보기에도 '즐거운 축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때문에 괴로워할 팀 많을 걸요!"

신생팀은 무서울 것이 없다. 성적에 대한 부담도 덜하지만 어느 정도의 승리는 필요하다. 강원도민의 축구 사랑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최 감독도 도민들의 축구 열기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첫인상을 강하게 남겨야 하기에 제주와의 개막전은 은근한 부담이다.

국내 감독들의 전술은 대략 비슷하게 축구를 해와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지만 제주는 브라질 출신의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이 이끌고 있어 대처하는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최 감독의 작은 고민도 짧은 패스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알툴 감독의 축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모여 있었다.

최 감독은 "제주는 연습경기를 치르는데 상대팀의 전력분석 카메라도 밖으로 물리고 비공개로 했다고 들었다. 그만큼 신경을 쓰는 것 같다"라고 은근히 걱정스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막내 구단다운 패기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막내 구단에 지면 본전도 못 찾는다는 형님팀들의 조바심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때문에 올해 괴로워하는 팀이 많을 것 같은데요." 최순호 감독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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