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정 1-1 무승부로 '징크스' 못깼지만 투혼 넘치는 경기 보여줘
2009년 2월11일. 한국축구의 새로운 역사는 탄생하지 않았다. 지긋지긋한 징크스도 이어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이란과의 경기에서 아쉬운 1-1 무승부를 거뒀다. 극적인 동점골과 연이은 파상공세에도 마지막 2%를 채우지 못했다.
1974년 테헤란에서 펼쳐진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은 이란에 0-2 패배를 당했다. 1977년 이란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이영무의 2골에 힘입어 유일한 2-2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2006년 테헤란에서 펼쳐진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은 또다시 무기력한 0-2 패배를 당해야만 했다.
2009년 테헤란 원정에서도 1-1 무승부를 거둬, 35년 동안 이어온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는 이어지게 됐다. 징크스는 깨지 못했지만, 새로운 역사도 창조해내지 못했지만 2009년의 이란 원정은 충분히 가치 있고, 감동 있는 드라마였다. 태극전사들의 투지와 열정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했다.
중동의 비오고 쌀쌀한 날씨와 고지대, 그리고 경기장을 거의 채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등 악재가 많아 태극전사들은 경기 초반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반 중반이 지나도록 내내 이란에 밀렸고, 후반 12분 네쿠남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기에 이른다. 홈팬들의 목소리는 커졌고, 이란은 승리의 분위기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의 투지는 이런 분위기를 그냥 두고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은 살아나기 시작했고, 후반 35분 한국의 '영웅' 박지성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박지성의 동점골이 터지기까지 11명의 태극전사들은 모든 것을 걸고 그라운드를 뛰었다. 상대의 거친 움직임에 더욱 투지를 불살랐다.
동점골 후 한국은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부으며 역전골을 노렸다. 종료 휘슬이 불기 전까지 그 누구도 멈추지 않고 전진했다. 이런 노력에도 '이란 징크스'는 결국 깨지 못했다. 아쉬움의 땀방울만 그라운드에 흘렀다. 한국과 이란의 역대전적에서도 8승6무8패로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의 목소리를 낮춰버릴 만큼 태극전사들의 투지는 빛났다. 한국은 B조 1위도 내주지 않았다. 2009년 2월11일, 역대 네 번째 이란 원정의 진정한 승리자는 바로 한국 축구대표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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