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배우의 캐스팅 무산과 출연 번복은 흔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작진과 배우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의지만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것이 캐스팅 작업이다. 최근 드라마 촬영 일정을 코앞에 두고 출연의사를 밝힌 배우들이 줄줄이 하차를 하거나 캐스팅 관련 소식이 일부 왜곡돼 전달되면서 방송사와 제작사, 배우 측 모두 난감해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KBS 1TV 일일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이 남자 주인공 캐스팅에 난항을 겪은 바 있고, 류시원의 SBS 드라마 '시티홀' 출연 무산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새해 들어 배우 캐스팅과 관련해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MBC다.
주말드라마 '잘했군 잘했어'의 명세빈, 월화극 '내조의 여왕'의 오현경, 박주미, 창사특별기획 '선덕여왕'의 박보영, 수목극 '신데렐라맨'의 한혜진 등이 잇따라 캐스팅 과정에서 잡음이 새어나오면서 드라마와 배우 양측의 이미지를 모두 실추시킨 케이스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나 드라마 제작사, 배우 측은 연기자 캐스팅에서 출연 무산과 번복이 흔히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올 들어 이 같은 사례들이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고 있다며 당황해하는 눈치다.
또 사례별로 하차 이유와 캐스팅 과정에서의 사실관계가 다른 게 있는데도 서로의 입장 때문에 분명히 밝히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는 말 못할(?) 속사정도 있다.
배우 캐스팅 무산 과정의 몇 가지 모습들을 모아봤다.
건강상의 이유와 개인사정으로 인해 배우 측에서 출연을 고사한 경우는 제작진도 대체로 납득하는 하는 경우다. 그러나 연기자 캐스팅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는 캐릭터가 그 이유가 될 경우 사정은 좀 달라진다. 캐릭터는 바로 역할 비중과도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제작진과 배우 측의 설명이 다르거나 양측 모두 모호한 이유를 들어 상황을 모면한다.
반면 지나치게 앞서 나간 언론 보도가 문제가 될 경우는 양측 모두 할 말이 있게 된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기사화가 됐을 경우 양측이 적어도 외부적으로는 책임의 소재를 따로 묻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연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기자 측에서 타 방송사의 작품을 함께 검토하면서 눈치작전을 펴다 애매모호한 상태로 출연이 무산되는 경우에는 적잖은 후유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그 배우는 향후 해당 방송사 드라마의 출연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방송사나 제작사가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해 캐스팅이 불발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캐스팅 보도가 이미 나간 뒤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당장은 배우 측에서 출연을 고사했다는 보도가 나가더라도 곧바로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스케줄 조정의 어려움과 출연료 문제 또한 배우 캐스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된다. 최근 드라마 시장의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스타들이 몸값 낮추기에 동참하고 있지만 출연료 조율은 배우 캐스팅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또 광고 촬영이나 영화 출연 등 스케줄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최종 출연이 어려워질 때도 있다.
배우 캐스팅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천태만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력을 겸비하고 그 배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을 캐스팅하는데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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