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의 마음이 들뜨는 성탄절. 줄은 길고 번잡할 줄 알면서도 연인과 가족의 발길은 극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조금 특별한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남들과 다른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특별한 영화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영화들이 다수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 '오펄 드림', '굿바이 칠드런', '리튼', '하우스 오브 디' 등 한 개의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영화들이 크리스마스 관객들을 기다린다.
24일 스폰지하우스 중앙에서 개봉한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은 아티스트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름은 생소할 수 있어도, 커다란 머리에 커다란 눈, 만화를 닮은 소녀, 강아지 등 그의 그림은 모두들 알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요시토모 나라. 2005년 한국 로댕 갤러리에서의 전시에는 무려 8만 5천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했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아티스트다.

2005년부터 2006년 7월까지, 약 500여일이 담긴 다큐멘터리에는 세계 이곳 저곳에서 끝없이 계속되는 전시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담겨 있어 특별한 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그림, 그 너머의 아티스트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만드는 감동을 안겨준다.
이전에는 한 번도 노출된 적이 없다는,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 그리는 모습까지 수록되고 있어, 미술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봐두면 도움이 될만한 영화다. 아티스트 요시토모 나라처럼 만화와 록 뮤직을 사랑하고, 아이였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은 젊은 관객들에게는 더욱 각별한 영화가 될 예정이다. 1월 1일에는 스폰지하우스 광화문과 압구정으로 상영관을 옮긴다.

광화문의 미로 스페이스에서 개봉하는 영화 '오펄드림'은 호주 탄광촌을 배경으로 하는 감동적인 가족영화다. '풀 몬티'로 주목 받았던 피터 카타네오 감독답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거나, 요란한 효과를 사용하는 일 없이, 잘 만들어진 캐릭터들과 잘 짜여진 스토리 구성만으로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만큼 설득력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어톤먼트'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는 다리오 마리아넬리의 음악 또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가족끼리 오붓하면서도 특별한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만들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꼭 한 번 찾아볼 만하다.
역시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개봉하는 '굿바이 칠드런'은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연인들', '데미지' 등의 작품으로 친숙한 루이 말 감독의 1987년작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세자르상을 모두 석권한 명작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의 '굿바이 칠드런'은 2차 세계대전 중의 카톨릭 기숙학교에서 만난 두 소년의 우정을 줄거리로, 나치의 영향하에 놓인 프랑스 정부가 정군을 지배하던 시기 일어났던 비극과 그에 대한 진실한 애도를 담고 있다.
사회의 금기를 넘어서는 파격적인 주제와 그에 따라 새롭게 시도되는 연출 스타일로 유명한 루이 말 감독이 오십줄에 접어들 무렵, 어린 시절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구성한 이야기다. 훌륭한 작품은 세월이 가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고 믿는 영화 팬들에게는 소중한 크리스마스 관람작이 될 것이다.

중앙시네마에 위치한 인디스토리 상영관에서 개봉하는 '리튼'은 신예 김병우 감독의 한양대 졸업작품이라는 독특한 명찰을 달고 있다. 감독, 작가, 스태프들이 영화 속에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리튼'은 영화 창작에 대한 초현실적인 영화다. 첫 작품답게 만듦새가 출중하진 않지만, 신선한 감성과 아이디어로 가득해 독특한 영화체험을 할 수 있다. 어떤 특별함을 인정받아 학생의 졸업작품이 정식 개봉을 맞이했는지 궁금한 영화 팬들과 영화 학도들이라면 인디스토리를 방문해볼 만하다.

인사동 한 켠에 위치한 허리우드 클래식에서는 'X파일'의 '멀더' 요원으로 친숙한 배우 데이빗 듀코브니의 첫 연출작인 '하우스 오브 디'가 개봉한다.
1970년대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를 배경으로 신경증 환자인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소년 토미의 경험을 펼쳐나가는 성장영화다. 13세의 나이에 으레 겪을 법한 감정들과 경험들이 생생하게 담겼고, 정다운 이웃들의 연기도 실감 난다. 학교 수위로 등장하는 로빈 윌리암스와 그의 친딸이 펼치는 연기가 반가움을 더한다. 북적대는 멀티플렉스를 벗어나 서울 곳곳의 특별한 영화관들이 준비한 영화 선물로 크리스마스를 더욱 풍성하게 장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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