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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울, 세리머니도 한 편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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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하우젠 K리그 2008]수원 삼성-FC서울

29일 저녁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올 시즌 최고의 빅매치 수원 삼성-FC서울의 정규리그 24라운드는 볼거리가 풍성하다. 수원의 차범근, 서울 세뇰 귀네슈 감독 간 지략 겨루기에서부터 관중이 얼마나 모일지 등 수많은 관심사로 팬들의 눈과 귀를 일찌감치 그러모으고 있다.

이 중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를 지켜보는 것도 양 팀의 경기를 관전하는 데 있어 으뜸가는 재미 중 하나다. 과거 세리머니가 골에 대한 기쁨의 표현으로 한정됐다면 최근에는 경기 전략 중 하나이자 상대의 기를 꺾는 무기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 팀의 경기에서 나온 세리머니는 특별한 것들이 많았다. 이 중 상대팀 팬 앞에서 자신의 존재나 승리를 과시하는 등 자극적인 세리머니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이 중 몇 가지를 꼽아봤다.

곽희주의 내 이름과 등번호를 보세요

수원의 중앙 수비수 곽희주는 지난해 5월 2일 경기에서 헤딩으로 골을 터뜨렸다. 기쁨을 주체 못한 곽희주는 오른쪽 코너 부근으로 뛰어가 등을 돌려 서울 팬들에게 보란 듯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를 가리켰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듯한 이 세리머니는 곽희주의 쓰라린 과거가 담긴 세리머니였다. 곽희주는 2005년 4월 13일 후반 13분 볼 경합 도중 페널티지역 안에서 김동진과 엉겨 넘어졌다. 최광보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히칼도가 차 넣으며 서울이 1-0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자신 때문에 패했다고 생각한 곽희주는 눈물을 흘리며 서포터 그랑블루 앞으로 다가섰다. 동료의 위로는 통하지 않았고 선참 김대의는 그랑블루 홈페이지에 '(곽)희주의 눈물을 헛되지 않게 하겠다'라고 승리를 약속했다.

당시 세리머니에 대해 곽희주는 "예전 경기에서 내 실수 때문에 패했고 마음의 짐으로 남았다. 어떤 방식으로든 수원 팬들이 보여준 애정에 대한 보답을 해야 했다"라고 한 뒤 "손가락으로 등번호와 이름을 가리킨 것은 서울 팬들을 향해 당시 경기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칼도의 '그랑블루 약오르지'

2006년 7월 26일 서울은 빅버드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자력으로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 팬들은 남의 안방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서울 선수단을 보며 속을 태웠다.

그러나 더 속을 태운 일이 있었으니 바로 서울의 외국인 선수 히칼도의 세리머니였다. 1-0으로 뒤지던 후반 39분 천제훈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고 모든 선수는 그에게 몰려들어 기쁨을 함께 했다.

이 때 히칼도는 공을 집어들고 수원 팬이 많은 북쪽 관중석 앞에서 두 손을 하늘로 뻗으며 약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다. 수원 팬들의 대답은 물병 세례였지만 경기 결과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랑블루는 히칼도가 관중을 모독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침묵 끝에 히칼도가 사과문을 보내 '단순한 골에 대한 기쁨'이라고 표현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사과문의 진위 여부와 해석 차이가 불거져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히칼도의 사과문을 보도했던 한 매체의 기사가 홀연히 인터넷에서 사라질 만큼 파장은 컸다.

김대의의 스파이더맨

수원의 '폭주기관차' 김대의는 지난해 4월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박성배의 선제골을 도운 뒤 '스파이더맨' 가면을 꺼내 뒤집어썼다.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겠다고 아들 원준(7)군과 했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1주일 뒤 서울과의 경기에서 김대의는 시원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뽑아낸 뒤 스파이더맨 장갑을 끼고 두 손을 흔들며 기쁨을 표현했다. 아들에 대한 약속의 진화와 동시에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중 효과로 김대의는 팬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대의는 골 세리머니에 대해 "요즘 캐릭터 상품을 구하기가 힘들다. 좀 도와달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의도하지 않았던 인터뷰로 그는 영화 '스파이더맨' 배급사로부터 '스파이더맨 종합선물 세트'를 받기도 했다.

박주영의 기도

박주영은 수원을 상대로 다섯 골을 넣으며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골을 넣을 때마다 박주영의 세리머니는 운동장 한쪽 구석으로 뛰어가 미끄러지며 기도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지만 수원 입장에서는 언제나 속 쓰린 세리머니였다.

박주영이 골을 넣으면 서울은 대승을 했다. 2005년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골 퍼레이드를 벌이던 박주영은 10월 23일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3월 21일 컵대회에서는 해트트릭을 했다. 두 팔을 벌리고 기도 세리머니를 연이어 반복했던 기쁨은 4-1의 대승으로 이어졌다. 추가골을 뽑아낸 정조국은 수원 팬들이 위치한 남쪽 관중석 앞에서 검지 손가락을 하늘로 들어올리며 박주영의 세리머니에 보조를 맞췄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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