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일일극 '돌아온 뚝배기' 후속으로 다음달 초 선보일 예정이었던 '미워도 다시한번'(극본 조희, 연출 김종창)이 KBS 2TV 일일극 폐지 논란속에 수목극으로 이동, 편성되기로 잠정 결정됐다.
드라마 제작사측은 KBS로부터 이같은 결정을 통보받고 현재 드라마 장르 개편 작업에 돌입한 상태이며, 중단됐던 촬영은 오는 12월초쯤에 재개할 예정이다.
앞으로 KBS와 제작사측은 드라마 제작방향과 함께 지금까지 진행된 촬영분량에 대한 처리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예산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다소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워도 다시한번' 외주 제작사인 GNG프로덕션은 21일 "지난주 KBS로부터 수목극으로 이동, 편성하기로 잠정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논의를 거쳐 합의했다"며 "현재 방송중인 '바람의 나라' 후속으로 내년 1월 중순쯤 방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워도 다시한번'은 당초 수목극으로 기획됐던 드라마로 일일극으로 편성됐다가 이번 결정으로 다시 재위치를 찾게 됐다. 하지만 제작사측은 일일극 편성에 따라 120회 분량으로 드라마를 준비, 일부 촬영을 진행했다가 이를 20회~24회 분량의 수목극으로 대폭 변경해야 하는 만큼 이에 따른 극본 수정 등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작사측은 이번달 말에서 다음달 초까지 기본적인 극본 수정과 함께 연기자 캐스팅 작업을 벌인 뒤 KBS와 협의를 거쳐 오는 12월초쯤 촬영을 재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진행됐던 촬영분량에 대한 예산 처리와 대폭 축소, 변경되는 캐스팅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측은 KBS가 일일극 폐지 논의에 따라 지난 3일 촬영을 잠정 중단하라고 통보한 시점까지 한달여 동안 5회 방송분까지 마치고 7~8회 일부 장면을 촬영했다. 당초 KBS와 제작사 사이에 논의된 '미워도 다시한번' 회당 제작비는 3천4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5회 정도의 촬영분에 최소 1억7천여 만원의 제작비가 이미 투입된 셈이다.
제작사측은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진행된 촬영분에 쏟아부은 전체 예산 중 세트 설치와 계약된 장소 등 앞으로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요소를 제외한 3/1 정도 예산은 KBS에서 부담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제작사측은 수목극으로 이동, 편성되더라도 최대한 촬영분을 재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잠정 결정된 방송예정일이 겨울철인 내년 1월 중순쯤이어서 지금까지 진행했던 가을 촬영분 활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외에 연기자 캐스팅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제작사측은 일일극에 맞춰 캐스팅을 모두 완료했지만 장르 변경에 따라 일부 연기자들을 교체하거나 계약 해지를 해야 한다. 위약금 등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일부 연기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하지만 KBS는 제작비와 관련해서는 아직 제작사측과 계약하지 않은 상태인데다,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나 캐스팅에 소요된 예산 등을 모두 참작해 제작비로 산출하는 것인데 드라마 제작비에 거품이 많았다면서 오히려 이전 제작비보다도 축소할 움직임이다. 또 캐스팅 문제는 원래 외주 제작사 권한인 만큼 이를 KBS가 신경써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문제 해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미워도 다시한번'은 50대 중년의 사랑을 그린 가족드라마다.
제작사측은 "다행히도 KBS와 순조롭게 해결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하지만 일일극 주 시청자 연령대가 40~60대인데 수목극 주 시청자는 30~40대로 젊어져 이에 맞는 연기자를 다시 캐스팅해야 하고 이미 소요된 경비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KBS 드라마팀 관계자는 "외주제작사와 계약할때 제작비용에 대해 방송사가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문제는 외주제작사의 문제 일 뿐"이라면서 "드라마 제작비와 관련해서는 거품이 많았던 게 사실이기 때문에 방송사마다 비용을 축소하는 추세"라고 했다.
[사진=KBS가 방송정책 변경으로 일일극 폐지를 검토 중인 가운데 '미워도 다시한번'이 일일극에서 수목극으로 장르가 잠정 변경됐다. 사진은 현재 방송 중인 KBS 일일극 '돌아온 뚝배기' 제작발표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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