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곰의 뚝심이 사자의 집중력을 눌렀다.
두산 베어스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서 초반 4점 차 열세를 뒤집으며 8-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가장 중요한 첫판을 기분좋은 역전승으로 장식함으로써 남은 경기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삼성은 먼저 4점이나 뽑고도 자랑거리였던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주지 못한 데다 결정적인 순간 수비 실책까지 나오며 무너져 준플레이오프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두산의 힘은 0-4로 뒤지면서부터 오히려 발휘되기 시작했다. 3회 먼저 4점을 내준 두산은 기 죽는 법 없이 추격에 나서 금방 따라붙고, 또 역전을 일궈냈다.
4회말, 두산은 오재원의 중전안타와 김현수의 볼넷, 그리고 김동주의 외야플라이 때 오재원이 3루로 내달려 1사 1, 3루의 기회를 맞았다. 홍성흔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첫 득점을 올린 두산은 고영민의 1타점 적시 3루타와 이대수의 우전 1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3-4로 따라붙으며 삼성 선발 배영수를 강판시켰다.
이어 5회말에도 두산은 9번 전상렬부터 2번 오재원까지 3연속 안타를 터뜨려 한 점을 뽑아내 기어이 4-4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제 역전할 차례. 선발 김선우가 2이닝 4실점하고 일찍 물러난 뒤 중간 투입한 이혜천 정재훈의 호투로 마운드가 안정되자 더욱 기세가 오른 두산은
7회말 3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 좌투수 권혁으로부터 좌타자 이종욱과 오재원이 볼넷을 골라낸 것이 역전의 출발. 김현수마저 바뀐 투수 안지만에게 볼넷을 얻어냈고, 김동주의 짧은 우익수 플라이 때 발빠른 3루주자 이종욱이 과감하게 홈으로 쇄도해 역전 점수를 뽑아냈다. 이어 홍성흔의 3루 땅볼 때 한 점을 보탰고, 고영민이 친 타구를 삼성 유격수 박진만이 놓치는 실책까지 나오며 다시 한 점을 얻어냈다. 7회말에만 3점을 뽑아 7-4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8회말 채상병의 안타에 이은 이종욱의 3루타로 쐐기점을 보태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삼성은 3회초에만 대거 4득점하며 준플레이오프 때 보여줬던 공격의 집중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하기는 했다. 선두타자 신명철의 행운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9명이 타자 일순하며 4점을 벌어들였다.
신명철에 이어 박한이의 좌전안타, 조동찬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삼성은 양준혁과 진갑용이 연속 우전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2점을 먼저 올렸다. 두산 선발 김선우(2이닝 4피안타 3볼넷 4실점)를 강판시킨 삼성은 두번째 투수 이혜천으로부터 최형우가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점수를 얻어냈고, 채태인이 희생플라이 타점을 보태 4점을 수확했다.
하지만 삼성은 선발 배영수의 3실점 강판 후 믿었던 불펜 투수들이 연이어 난조를 보이며 초반 벌어뒀던 점수를 까먹음으로써 쓰라린 역전패를 감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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