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석민의 '2번 타자' 보직 변경에 이어 이번에는 에니스 돌풍을 기대해 본다".
정규시즌에서 주로 '4번타자'로 활약했던 박석민(23)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번타자'로 옮겨 큰 성공을 한 삼성 선동열 감독이 2차전에서는 '깜짝 선발'로 그 돌풍을 이어갈 태세다.
9일 사직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선동열 감독은 용병 투수 에니스(29)를 예고했다.
삼성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앞서 야구전문가들로부터 선발투수진의 열세를 이미 인정(?)받은 바 있다.
선동열 감독도 지난 7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 이어 8일 1차전에 앞서서도 "선발진이 5회까지 2점 이내로만 막아주면 우리 팀에 승산이 있다"고 거듭 말해 투수진 운용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8일 1차전에서 첫 선발로 에이스 배영수를 내세워 기대한 만큼의 재미를 본 선 감독이 이번에는 지난 정규시즌에서 빼어난 활약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에니스에게 선발 중책을 맡긴 것이다. 어찌 보면 또 하나의 '모험'일 수 있는 카드다.
삼성은 시즌 초 오버뮬러가 기대에 못미치자 퇴출시킨 데 이어 중도 영입했던 톰 션마저 극도로 부진하자 또 다시 내쳤다. 2명의 용병투수가 잇따라 실패한 뒤 후반기 직전에 데려온 선수가 바로 에니스다.
선 감독은 전반기 2명의 용병 투수를 퇴출시킨 후 실망감에 빠져 전반기 막판 '올 시즌은 용병없이 가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하지만 처졌던 팀 성적이 4강권으로 올라가자 후반기 및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불러들인 투수가 에니스인 것이다.
그러나 에니스 역시 그렇게 특출한 투구는 보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완 정통파 투수인 에니스는 상대를 압도할 만한 강력한 구위의 공을 뿌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오버뮬러나 톰 션에 비해서는 낫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했다.
정규시즌 후반기에서 에니스는 7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 3.03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로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6이닝 이상 던진 것은 지난달 9일 유일한 시즌 첫 승을 올렸던 두산전 뿐이었다.
때문에 선 감독이 9일 준PO 2차전에서 에니스를 선발로 투입하는 것은 완벽한 선발 로테이션이라기보다 뒤를 받쳐줄 불펜 투수들을 믿고 최소한의 이닝만 막아주길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에니스는 롯데전 등판 경험도 단 한 차례 뿐이다. 지난달 14일 대구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포함) 2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기록상으로는 큰 기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에니스를 '버리는 카드'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현역 선수 시절은 물론이고 감독 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도 포스트시즌에 너무나 익숙한 선동열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 선발을 맡겼다는 것 자체로도 롯데는 에니스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선 감독의 용병술이 1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할지, 에니스의 선발 등판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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