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우(25, 서울)와 김동진(26, 제니트) 콤비가 '허심'을 단단히 잡았다.

먼저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잡은 쪽은 김치우였다. 지난 6월15일 펼쳐진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 김치우는 이 경기에서 '허심'을 잡아냈다. 3차예선에서 왼쪽 윙백 자리는 항상 이영표였다. 하지만 이영표가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자 투르크메니스탄전에 김치우가 선발 출전하게 됐다.
김치우는 팀의 2번째 골을 어시스트했고, 팀의 세 번째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등 빼어난 활약으로 팀의 3-1 대승을 이끌었다. 김치우는 3차예선에서 허정무 감독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최종예선이 시작됐고, 한국의 첫 상대 북한을 이기기 위해 태극전사들은 다시 뭉쳤다. 김치우 역시 무리 없이 선발됐고, 이번엔 이영표가 아닌 김동진과 같은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김치우는 FC서울로 이적 후 2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훈련을 하면서 김치우에 대한 허정무 감독의 믿음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김동진 역시 올림픽대표팀 와일드 카드로 발탁, 제역할을 해내며 경기 감각을 올렸고 좋은 컨디션으로 성인 대표팀에 다시 합류하게 됐다. 김동진 역시 훈련을 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고, 버릴 수 없는 카드였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너무나 몸상태가 좋은 이들 두 명을 경쟁시키기보다 화합을 선택했다. 지난 2일 파주NFC에서 가진 훈련에서 허정무 감독은 이들의 조합을 실험했다. 김치우를 왼쪽 윙포워드로, 김동진을 왼쪽 윙백으로 출전시켜 미니게임을 펼쳤다.
그동안 김치우가 소속팀 경기 등에서는 윙포워드로 나선 경우가 있었지만 허정무감독 대표팀 체제에서는 윙포워드로 나선 적이 없었다. 그만큼 파격적인 실험이었다. 김치우-김동진 콤비에 절대적인 신뢰가 없으면 시도하지 않았을 실험이다.
그리고 지난 5일 펼쳐진 요르단 국가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이 조합은 실전에 처음으로 투입됐다. 김치우가 왼쪽 윙포워드로, 김동진이 왼쪽 윙백으로 나서 호흡을 맞췄다. 이들의 공존은 아직 완벽하지 않았고 큰 파괴력이 없었다. 하지만 점점 맞아떨어지는 이들의 조합에 허정무 감독은 신이 나고 있다.
8일 상하이 동지대 구장에서 펼쳐진 훈련에서도 이들의 조합은 여전히 가동됐다. 11대 11로 맞붙는 미니게임에서 베스트 11로 예상되는 팀에 김치우와 김동진이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서로의 눈빛을 맞추며 북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한 골씩을 집어넣었다. 김동진은 서동현의 패스를 받아 헤딩골을, 김치우는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둘이 속한 팀이 5-0 대승을 거두는데 한 몫씩 해냈다. 북한의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서라면 이들의 공격력이 너무나 필요하다.
훈련 후 허정무 감독은 "김치우는 공격력이 좋다, 김동진과 조합도 좋아지고 있다. 두 선수가 많은 부분을 커버할 수 있고, 또 몸상태가 좋아 활용할 계획이다"며 김치우-김동진 콤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들의 조합이 북한전에 과연 먹혀들 수 있을지, 허정무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는지 오는 10일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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