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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히딩크는 내게 처음으로 위기감 불러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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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1-4로 대패할 때만 해도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다음부터 승승장구하니까 (2002년 한국의) 냄새가 나더군요."

부산 아이파크 황선홍 감독이 월드컵 1승의 염원은 물론 16강을 넘어 4강 진출이라는 꿈까지 실현해줬던 거스 히딩크 러시아대표팀 감독을 극찬했다.

황 감독은 지난 25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삼성 하우젠컵 2008' 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최근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러시아의 4강 진출을 이끈 히딩크 감독과의 2002년 한일월드컵을 다시 한 번 회상했다.

러시아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봤다는 황 감독은 "2002년의 한국과 비슷하다. 선수들이 많이 뛰고 적극적이어서 대단해 보였다"고 설명한 뒤 "당시 한국은 안정이 덜 된 느낌이었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개인 능력이 대단한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고 비교했다.

히딩크 감독에 대해서는 "월드컵을 앞두고 16강, 4강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것을 현실로 보여준 분"이라며 "매번 다른 능력을 보여주며 선수들을 자극하는 심리전의 대가"라고 표현했다.

국가대표에 밥 먹듯이 발탁됐던 자신을 위기에 빠트린 사람도 히딩크였다고 황 감독은 말했다. 그는 "대표팀을 14년 하면서 항상 선발이라는 마음을 갖고 살았는데 히딩크 감독이 처음으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팀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감독이었다"라고 회상했다.

한편으로 황 감독은 히딩크가 남겨놓은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 대표팀의 부진과 히딩크 감독의 여전한 마법이 맞물리면서 대한축구협회와 허정무 감독에 몰리는 비난 여론에 대해 황 감독은 "너무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지켜봤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기술위원회에서 히딩크나 딕 아드보카드 등 외국인 감독의 성공, 실패 원인에 대한 분석을 자료화해 어려움을 겪는 대표팀의 보완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일본은 그런 게 잘 되는 것 같은데 우리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숨김없이 지적했다.

아쉬움을 표출하던 황선홍 감독은 독일과 러시아가 결승에서 만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26일 새벽 독일이 터키를 물리치고 결승에 선착했으니, 일단 황 감독의 예상은 맞아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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