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낼 수 없는 감성적인 목소리, 흐르듯 유연한 창법으로 대표되는 바비킴의 노래는 하나의 스타일이 됐다.
때론 읊조리듯 때론 농담처럼 툭 내뱉는 그의 노래는 힘겹게 쥐어짜내는 가수들의 그것보다도 더 아련하게 듣는 이의 가슴을 두드린다.
이런 '바비킴 스타일'의 노래를 만들어 내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숨어 있었다. 바비킴이 부가킹즈 멤버들과 함께 찾은 조이뉴스24 인터뷰 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피맛을 느끼며 도봉산에서 끝없이 노래를 연마했다'.
"처음 데뷔했을 때 '네 목소리로는 널 도저히 가수라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을 무수히 받았죠. 가수는 아닌가 보다 생각한 뒤엔 작곡하고 곡들을 파는 일을 시작했어요."
바비킴은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게 너무 좋아 노래를 잘 해보리라 마음 먹은 후 도봉산을 오르내렸다. 방학동에 살았던 95년 무렵의 일이며, 이 때 부가킹즈의 멤버인 주비트레인과 간디도 만났다.
바비킴은 1년 가까이 도봉산에 올라가 목에서 피가 나는 것도 참아내며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면서 자신만의 느낌과 스타일을 가다듬었다.
그러면서 바비킴은 가수들에게 곡을 줄 때 자신이 가이드 녹음을 해 전하는 것으로 노래를 하고픈 마음을 대신 채웠다.
그러다가 t윤미래, 리쌍, 드렁큰타이거, 다이나믹 듀오 등 동료들이 그에게 노래를 권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대중들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프로 가수로서는 부족하다고 사양하던 바비킴도 끈질기에 참여를 권하고 도움을 자청하는 동료들의 호의와 의리를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게 노래하기를 한 두 번, 그의 낯설기만 하던 가창자로서의 모습은 점차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존경하는 가수들의 목소리에는 개성이 있다, 그런 목소리가 우리 대중들에게 필요하다'고 용기를 준 동료들 덕분이지요. '고래의 꿈'이나 이후에 제가 가창한 곡들이 인기를 얻은 건 그저 운좋게 때가 맞았던 것 같습니다."
바비킴은 3년 만에 '흥겨움의 제왕' 부가킹즈의 멤버로 돌아와 힙합의 다양성과 대중성을 화두로 한 '힙합 종합선물세트' 3집 음반 'The Menu'와 타이틀곡 '싸이렌'을 발표했다.
바비킴이 부가킹즈 안에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번 앨범에서 부가킹즈는 조금씩 다른 멤버들의 색깔을 맘껏 냈다. 또한 힙합 안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매력과 맛을 전하고 있다.
'내가 사는 건 힙합이고, 표현하는 것도 힙합'이라는 자신감과 유연함 속에서 부가킹즈가 자유롭게 빚어낸 술, 사랑, 욕망, 꿈 얘기들이 흥겹고 유머러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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