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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하정우와 절묘한 호흡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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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 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김윤석, 하정우 주연의 '추격자'가 그것.

신인 감독 나홍진의 첫 장편 영화인 '추격자'는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연쇄 살인범 '지영민'과 그를 쫓는 출장안마소 사장 '엄중호'의 추격전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영화 내내 딴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팽팽한 긴장감과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그리고 잡힌 자의 심리가 치밀하게 묘사돼 있어 많은 영화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극 중 추격자 엄중호를 맡은 김윤석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연기 생활 20여년 만에 가장 비중있는 역을 맡았다고 말하는 그는 영화 촬영이 고생스러웠다면서도 스태프들의 고생에 비하겠냐며 겸손해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요즘 영화계 안팎에서 '추격자'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오랜 만에 좋은 작품 나왔다고 다들 신나하는 분위기인데 본인은 그런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나?

"VIP 시사회가 끝나고 영화에 대한 반응을 체감할 수 있었다. 보통 VIP 시사 끝나고 술자리를 가지는데 영화가 잘 안나오면 영화 관계자들이 많이 안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감독들과 배우들이 많이 왔더라. '영화가 잘 나왔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 완성된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큰 화면으로 보니까 생각보다 생동감이 느껴졌다. 날 것의 냄새가 났다고 할까?"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느낌은 어땠나? 그리고 추격자 엄중호 뿐만 아니라 추격당하는 연쇄살인범 지영민 캐릭터도 매력적이었을 것 같은데, 두 역할 중에 어떤 역이 더 마음에 들었나?

"정성스레 오래 준비하고 여러번 고쳐 쓴 흔적이 역력한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상황들이 치밀했고, 문장도 매우 간결했다. 이후 감독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확신이 들더라. 물론 엄중호도, 지영민도 매력적인 캐릭터라 둘 다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감독은 내가 엄중호를 맡아줬으면 하더라. 나에게서 엄중호를 발견한 것 같았다."

-처음에 신인감독이라 불안한 점은 없었나? 시나리오는 좋아도 편집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입김이 들어가 결국 시나리오보다 못한 작품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는 아마 준비가 부실하기 때문일 거다. 나 감독은 자기 소신이 분명한 사람이다. 그래서 확신이 들었던 거고. 크랭크업하는 날까지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나홍진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기자간담회 때 말하는 것으로 봐서는 굉장히 독특한 분 같았다.

"굉장히 열려있으신 분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하고 얘기하고 있으면 굉장히 재미있다."

-극 중 엄중호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완전히 선인도 아니고, 처음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인범을 쫓다가 나중에는 그 놈을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어떤 큰 계기 없이, 어떻게 보면 악인에서 선인으로 변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나는 엄중호라는 인물이 악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안마출장소 사장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거 빼고는 보통 사람과 비슷한 인물이다. 우리도 살면서 적당히 이기적이고 응큼한 마음을 가지고 살지 않나? 나는 엄중호와 지영민의 차이를 '선'을 넘은 자와 넘지 않은 자로 봤다. 엄중호는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지저분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최소한 생명에 대한 존엄성은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지영민은 그것마저 없는 인물이다."

-극 중 위험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마지막에 엄중호와 지영민이 흉기를 가지고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보기에도 아찔하다. 부상은 없었나?

"그 장면 촬영할 때 정말 힘들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치밀한 계획이 없었다면 아차하는 순간 큰 부상이 따를 수 있었다. 그 장면 촬영할 때를 생각해보면 하정우와 정말 절묘한 호흡을 보여줬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서로에 대해 완벽하게 신뢰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다."

-하정우라는 배우와 첫 작업인데 어땠나?

"그 전부터 작품을 통해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던 배우였다. 어린 나이인데도 예민한 감성을 가지고 있고, 섬세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앞으로 큰 배우가 될 것 같다."

-전작에서 악역을 주로 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역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

"다른 역도 많이 했는데 관객들은 그런 배역을 더 잘 기억하는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은 작품 속에서 악역을 더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역에 끌리는 거고, 또 선한 사람은 왠지 현실적이지 않다. 적당히 이기적인 사람이 더 현실적이지 않나?"

-이번 작업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서울의 달동네를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린다. 그리고 거의 밤 신에다 비 내리는 신도 많은데. 제작비에 비해 영화 때깔도 잘 나온 것 같다.

"힘들었다. 뛰고 또 뛰느라 다리가 많이 단단해졌다. 특히 첫 추격신은 일주일 동안 찍었다. 하지만 스태프들의 고생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적은 돈에 그 때깔을 만들어내느라 5개월 동안 찍었다. 특히 추격신 촬영 때는 스태프들이 그 무거운 장비를 들고 같이 뛰었다. 영화가 잘 되면 그들의 공이다. 특히 항상 모니터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던 조명감독 이철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웃음)."

-필모그래피에 있는 작품 중에 자신의 비중이 가장 큰 작품이다. 안팎으로 평가가 좋긴 하지만 혹시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나? 이 영화가 잘 돼야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 같다. 영화 '타짜'가 잘 된 이후 많은 기회가 있었던 것처럼.

"우리 영화만 잘 돼야지 하는 생각은 없다. 이 영화를 통해 시너지가 생겼으면 좋겠고, 손해 보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는 사람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요소를 다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 이런 영화가 잘 돼야 다음에 또 이렇게 힘들어 보이는 영화에 투자를 할 거 아닌가? 그래야 한국 영화도 더 풍부해지고 다양해질 것 같다."

조이뉴스24 이지영기자 jyl@joynews24.com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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