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이 남자를 쇼핑한다고? 현재 출연배우들의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는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의 컨셉트는 자못 맹랑하다. 당당하고 솔직한 여성 캐릭터가 대세라고 하지만 여러 남자들을 쥐락펴락하며 쇼핑하는 수준이라니. 영화가 그릴 발칙하고 대범한 상상력이 시선을 사로잡는 순간이다.
개봉을 앞두 몇몇 영화들의 일면을 살펴보면 영화 속 여성상이 파워풀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에 민감한 영상물에서 변화는 더욱 민감하게 감지되는 것.
영화 '두 얼굴의 여친'은 '제2의 엽기적인 그녀' 정려원의 다중인격을 흥미롭게 그린다. 다정하고 상냥한 성격과 터프하고 반항적인 성격 두 가지가 공존하는 극중 캐릭터는 남자 주인공을 속수무책으로 만든다. 예고편 등에서 공개된 정려원의 모습은 소심한 성격과 왜소한 체격의 남자 봉태규를 제압하며 강한 여성의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동시기 개봉하는 로맨틱 코미디 '내 생애 최악의 남자'의 염정아도 독특한 캐릭터로 눈길을 끈다. 오랜 친구 사이였던 탁재훈과 하룻밤의 실수로 결혼까지 하게 된 뒤, 결혼 그 다음날 완벽한 이상형을 만난다. 이번 영화에서 염정아는 이혼을 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별난 성격의 캐릭터를 특유의 코미디 감각을 바탕으로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번에는 한 남자도 아니고 무려 세명의 쥐고 흔드는 여자다. 코미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의 타이틀롤을 연기한 나문희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장년의 남자 못지 않은 체력과 어리숙한 세 청년보다 외려 월등한 총기를 자랑한다. 어머니의 인자함과 상황을 주도하는 카리스마로 여장부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최근 개봉한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 속 예지원의 4차원적 캐릭터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의 엄정화, 한채영이 연기한 솔직하고 당당한 현대 여성들의 사랑법까지 스크린 속 여성은 더욱 강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드라마 속 남장 여자의 인기가 드높고, 섬세하고 중성적인 남성 캐릭터가 소구력을 발휘하는 최근 트렌드에 힘입어 스크린 속 우먼파워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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