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엔플라잉이 밴드 열풍의 선두주자로 2024년을 뜨겁게 달궜다. 드라마와 OST, 음악 예능, 페스티벌, 대학축제까지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다. 군 복무 중이던 멤버들이 돌아오면서 내년 2월 완전체가 될 엔플라잉은 "다시 한번 날개가 달릴 것이라 믿는다"라며 더욱 비상할 미래를 예고했다.
조이뉴스24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올해 가장 도드라진 활동을 펼침과 동시에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믿듣 밴드' 엔플라잉 이승협, 차훈, 유회승과 최근 FNC 사옥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쁜 일정 사이 진행된 인터뷰지만 세 사람 모두 밝은 표정과 텐션으로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또 마음을 다해 답을 건넸다. 특히 이승협은 멤버들이 같이 있어서인지 tvN '선재 업고 튀어' 종영 인터뷰 때 보다 훨씬 편안해진 분위기였다. 세 사람의 넘치는 장난기와 티키타카로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 세심한 배려와 친절로 '호감 밴드' 면모를 과시했다.
5인조 밴드인 엔플라잉은 지난 9월 기타리스트 차훈이 전역하기 전까지, 이승협과 유회승이 군대에 간 악기즈 멤버들의 빈자리를 채우며 활동했다. 베이스 치는 막내 서동성은 11월 7일 전역했으며, 드럼 김재현은 오는 2월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이승협과 유회승은 군백기 동안 엔피아(엔플라잉 팬덤)를 많이 모아서 엔플라잉이 완전체가 됐을 때 더 큰 공연장에 설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을 멤버들과 했다고 말해왔다. 이승협, 유회승은 이 약속을 지키고자 드라마부터 페스티벌까지, 쉴 틈 없이 활동을 이어왔다. 이승협은 '선재 업고 튀어'와 또 다른 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에서 배우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유회승은 뮤지컬과 OST, 다양한 음악 활동으로 여러 방면에서 엔플라잉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힘썼다. 최근엔 국내 인기 페스티벌, 지역 축제, 대학축제 등 쏟아지는 공연 러브콜을 받으며 '무대 장인' 면모를 과시했다.
유회승은 요즘 인기에 대해 "아주 많이 실감하고 있다. 군백기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노력했는데 드라마 활동이 눈에 띄게 이슈가 됐고, 페스티벌이나 음악 활동으로도 대중이 알아주셨다. 그래서 거의 2~3배 넘는 많은 곳에서 불러주시니까 (인기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라며 "그래서 멤버들이 돌아올 때가 기대된다. 사실 욕심이 더 나서 좀 더 열심히 해서 더 큰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빨리 멤버들과 함께 하면서 같이 느끼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차훈 역시 느끼는 바가 크다고. 그는 "군대에 있을 때에도 보컬들이 약속했던 것을 지켜나가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 외출이나 휴가를 나가면 단 한 번도 저희 음악이 안 나온 적이 없다. 어디를 가더라도 노래가 나왔다"라며 "정말 열심히 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데 나오자마자 페스티벌, 공연을 같이 했다. 저는 팬분들 한분 한분 다 기억하려고 노력하는데 초면인 분들도 꽤 많이 계셨다. 이렇게 엔피아를 더 많이 만나고 함께할 수 있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선재 업고 튀어' 때는 'Blue Moon'(블루문)이, 또 최근에는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록발라드라며 'Firefly'(파이어플라이)가 음원 차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또 한 번 '역주행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유회승은 역주행 인기 비결에 대해 "항상 마음속에 있었고 생각하고 있는 건 꾸준하게 프로듀싱을 해주는 승협 형이 멤버들과 의견을 모아서 좋은 음악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며 작곡, 작사를 한 이승협의 탁월한 실력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어 "그리고 운은 준비가 된 사람에게 올 때 확 커지지 않나. 진심으로 음악을 대했던 과정과 준비가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전했다.
또 "최근 또 감사한 건 다른 밴드 분들도 좋은 음악을 많이 해주셔서 대중에게 밴드 음악이 많이 활성화가 됐다. 다른 아티스트분들의 음악 활동에 저희가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며 "우리가 했던 음악 활동과 다른 분들의 다양한 활동이 합해져서 밴드 음악 리스너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했던 좋은 음악을 들어주시고, 알아주셔서 역주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음악 활동이 즐겁다"라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러자 이승협은 "회승이가 옛날부터 하던 말이 '좋은 음악은 사람들이 결국 다 듣게 된다'였다. 그래서 그런 곡을 수록곡으로 많이 남기자는 얘기를 했다"라며 "그리고 회승이 목소리가 너무 좋다. 저런 보컬이 있으니 안 들을 수 있나"라고 유회승의 목소리를 칭찬했다. 이 말에 유회승이 크게 웃자 이승협은 "명불허전"이라고 또 유회승의 가창력을 추켜세웠다. 이에 둘 사이에 앉아있던 차훈은 "이 사이에 껴있기 곤란하다"라고 농담해 모두를 웃게 했다.
유회승이 언급한대로, 이승협은 엔플라잉 곡을 작사, 작곡하며 프로듀서의 능력도 발휘하고 있다. 엔플라잉의 음악은 '대중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라는 멤버들의 바람을 가득 담아, 희망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곡이 많다. 무작정 힘을 내라는 것이 아니라, 나 또한 힘들고 흔들리고 두려웠다는 공감과 이 두려움을 깨고 같이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 함께 하자'라는 메시지는 그 어떤 말보다 큰 힘과 위로가 된다.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 100%의 가사를 써온 이승협은 "엔플라잉으로서도, 음악적으로도 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게 바뀌어야 하는 시기"라며 "경험에 조금 더 상상을 더하는 편이다. 요즘은 모든 순간을 이상적인 것만 보고 곡 작업을 하는 것이 살짝 바보 같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숙해진 건지, 성숙해지는 과정인 것인지 그런 시기가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년 전쯤 MBTI가 ENFP에서 ESTP로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차훈은 "제가 생각할 때 저희 5명 완전체가 되면 승협이 형은 다시 ENFP로 돌아갈 것 같다. 승협이 형이 ENFP일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이렇게 해도 멤버들이 다 알아서 잘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인 것 같다"라며 "그래서 저는 저희가 한 명씩 군대를 다녀오면서 ESTP로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재현이까지 다 돌아오고 5명으로서 안정이 되면 다시 ENFP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승협도 차훈의 말에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며 긍정하더니 "회승이와 둘이 있을 때는 대화 내용이 "오늘은 소리가 이렇다. 발성이 이런데 어때?" 이런 식으로 차분하다"라며 "그런데 훈이가 제대하고 왔는데 갑자기 애가 되더라. 이게 멤버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 영향이 있는 건가 싶더라"라고 멤버들을 통해 삶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차훈이 전역하고 돌아온 후 이승협과 유회승은 무대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장난기를 뿜어내곤 한다. "무대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장난이 너무 많아졌다"라는 이승협의 말에 차훈은 "무대에서도 '4242' 기타를 치고 있는데 둘이 양옆에서 찍어누르더라. '이게 뭐지?' 했다"라며 "제가 군대에 가기 전에도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이긴 했지만, 약간 사회화가 덜 됐을 때 그걸 느끼다 보니 '이거 어떡하지?' 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이 말에 이승협이 "너 아직 사회화 덜 됐어"라고 장난을 걸자 차훈은 바로 "그렇습니까?"라고 말투를 바꿔 또 한 번 모두를 폭소케 했다.
앞서 차훈은 군악대 홍보 영상을 통해 군대에서 세 끼를 다 먹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군대의 식습관이 지금도 이어지는지 묻자 그는 "저도 그게 이어질 줄 알았는데 바로 돌아오더라"라며 "평상시 한 끼 아니면 두 끼 먹었다가 군대에서 세끼를 먹었을 때도 평상시에 먹던 양을 3등분 했던 거다. 세 끼를 온전히 다 먹거나 한 건 아니고, 절대적인 양은 비슷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승협은 "큰일이야, 큰일"이라며 차훈을 걱정했다.
'먹대장'으로 먹는 것에는 일가견이 있는 유회승은 "그럼에도 요즘은 건강하게 잘 먹는 것 같다"라고 차훈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러자 차훈은 "옛날에는 누가 봐도 맛없게 먹는다였는데, 지금은 같은 양을 먹어도 '잘 먹네'라는 느낌을 주게 하는 법을 군대에서 터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회승은 "사람이 건강하게 먹는다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심지어 좋아하는 음식도 채소나 곤약이다. 샐러드도 몇 점 먹으면 끝일 정도로 조금 먹는다. 그러면 걱정이 되지 않겠나. 그래도 요즘은 골고루 건강하게 먹는다"라고 전했다. 차훈이 돌아오면 하겠다고 벼르고 있었던 기상나팔 복수는 아직 못했다고. 유회승은 "제가 기상 요정이라 좀 기다려주시면 복수를 하겠다"라며 "제가 정해둔 때가 있다"라고 예고했다.
2019년 발매된 '옥탑방'은 고단한 청춘을 위로하는 엔플라잉의 대표곡으로, 페스티벌 떼창 유발곡으로도 유명하다. '옥탑방' 역시 이승협의 자작곡으로, 역주행을 일으키며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옥탑방' 단 한 곡으로 엔플라잉의 음악을 정의할 수는 없다. 긴 연습생 시절, 일본 인디 활동 등 데뷔 전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고, 데뷔 후에도 여러 가지 도전을 거치며 음악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엔플라잉이기 때문이다.
이에 멤버들이 생각하는 '엔플라잉의 뿌리가 되는 곡'이 궁금해졌다. 이승협은 이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데뷔곡 '기가 막혀'를 꼽았다. 그는 "회승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뿌리라고 하니까 데뷔곡이 생각났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엔플라잉은 2015년 데뷔했고, 유회승은 2017년 새 멤버로 엔플라잉에 합류했다.
이승협은 "연습생 기간이 길기도 하고 그때 연습한 것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다"라며 "사실 요즘은 랩을 잘 안 하려고 한다. 평소에 제가 래퍼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랩을 하는 것이 어느 순간 어색해지더라. 좋아는 하지만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피었습니다', 'Flashback'(플래시백)도 나왔다. 회승이의 목소리가 엔플라잉의 중심에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렇지만 엔플라잉의 뿌리라고 한다면 엔피아들도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니까 (신나는) 곡이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차훈은 엔플라잉과 엔피아의 관계를 떠올린다면 'Stand By Me'(스탠바이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유회승은 "밴드는 히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들도 비슷할 수 있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우리는 진짜 스펙타클한 히스토리가 많았다"라며 "'기가 막혀' 때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가장 많이 흔들렸던 시기에 나온 음악엔 감동이나 위로의 기억이 들어가 있어서 그 곡들을 부를 때마다 울컥하는 것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곡, 그 앨범에 우리들의 순간이 담겨 있다. 기뻤을 때도 있고, 아무도 모르는 힘들었을 때도 있어서 히스토리가 있다. 그런 것 하나하나가 다 뿌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라고 현답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유회승은 "'기가 막혀'를 군대에서 볼 때 울컥했다"라고 말해 이승협의 눈을 번쩍이게 했다. 하지만 곧 "형들이 벌써 데뷔를 했구나 싶었다"라는 말에 이승협은 유회승의 장난임을 깨닫고 허탈하게 웃었다.
2025년은 드럼 김재현의 제대와 함께 다시 완전체가 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엔플라잉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멤버들에게도 엔피아에게도 굉장히 의미 있는 해가 될 전망이다.
차훈은 "저희 팀이 이런저런 일이 많았고 그만큼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안 그런 팀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고 10년이 지나면서 멤버들끼리 단단해지면 더 단단해졌지, 멀어지거나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저희가 걸어온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이 더 기대되는 10주년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지난날을 천천히 돌아보던 이승협은 "회승이가 들어오면서 엔플라잉은 제2의 삶을 살게 됐다. 새로 태어난 거다"라며 "엔플라잉이 알에서 부화하고 한 번 더 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차훈은 "알에서 부화해서 걷고 있는데 회승이가 날개를 달아줬다"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이승협은 "회승이가 그때 그 시기에 멤버들의 결속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장본인이다. 다 회승이 계략에 넘어간 거다"라고 해 유회승의 "하하하" 웃음을 끌어냈고, 차훈 역시 "그때 눈치챘어야 했는데"라고 맞장구를 쳤다.
"회승이는 그 당시 제일 막내인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키를 가졌던 사람이다. 그 행동이 저희 모두를 바꿨다. 책임감을 심어주면서 다시 태어난 거다. 우리가 하나가 되는 과정을 몇 년 동안 겪었다. 우리가 제대로 공연을 하고 있다고 느낀 것이 '모두가 하나가 됐다, 결속력 단단해졌다' 할 때고, 제일 재미있던 시기다. 그때부터 그것을 잃지 않고 쭉 가고 있다."(이승협)
"지금은 또 되게 기대되는 순간 중 하나인 것 같다. 근자감일 수도 있지만, 저는 곧 다가올 완전체는 또 한 번 날개가 달릴 것 같다고 항상 믿고 있다. 그날을 위해, 또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내년엔 우리가 보지 못한 새로운 단계로 더 올라갈 것 같아서 그때를 꿈꾸고 있다."(유회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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