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정은 누나는 정신적 지주, 많이 의지 했다." 배우 최진혁이 배우 이정은에 대한 존경과 애정 어린 마음을 고백했다. 촬영하는 동안 이정은에게 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 덕분에 최진혁은 이정은이 몸 담고 있는 애딕이엔티에 새 둥지를 틀었고, 거의 10년 만에 인터뷰를 하며 행복하고 즐거웠던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4일 종영된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극본 박지하, 연출 이형민·최선민)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 이미진(정은지 분)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 계지웅(최진혁 분)의 기상천외한 인턴십X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최진혁은 서한지청 형사3부 마약수사 검사 계지웅 역을 맡아 정은지, 이정은, 윤병희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계지웅은 일할 때 초집중, 초극성, 초예민한 인물로, 사생활도 없이 주말 공휴일 연휴까지 일만 하는 일중독자다. 일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실수나 잘못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다. 그런 그가 이미진과 임순(이정은 분)을 만나면서 점차 달라지기 시작한다.
최진혁은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자상하고 위트있는 계지웅이라는 인물을 자연스러우면서 깊이감 있게 연기해내 극적 재미를 배가시켰다. 사건을 향한 집요한 집념과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한 진심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방송 내내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높은 성적을 기록했고, 최종회는 11.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음은 종영 전 최진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결말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예상했던 방식으로 끝이 났는데, 저희끼리는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로 끝나지 않았나 싶다. 좋은 작품이고 시청률이나 분위기도 좋은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서 다들 기뻐한다."
- 배해선 배우가 진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시작했나?
"아니다. 저희도 10회까지 몰랐다. 철저하게 비밀로 숨겼다. 저는 백철규(정재성 분)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 못한 인물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 이정은 배우와는 최근에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됐다. 더 돈독해진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지 궁금하다.
"누나에게 의지를 많이 한 것이 있다. 워낙 후배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다 잘 챙기시니 정신적 지주 같은 느낌이 있다. 드라마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해주셨다. 분위기도 그렇고 첫 회식도 누나 덕분에 만들어졌다. 더 돈독해졌다."
- 소속사를 정하는 것에서도 이정은 배우의 영향이 있었나?
"대표님이 누나와 거의 13년 정도 같이 일을 하셨던 분이다. 저는 누나와 개인사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하고 조언도 구한다. 그러다 보니 누나가 진짜 좋은 사람이라는 걸 많이 느낀다. 누나가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됐다."
- 웃참 챌린지라고 할 정도로 웃음이 많이 터졌던 현장이었던 것 같은데 어땠나?
"윤병희 배우가 진짜 웃기다. 방송에서보다 더 웃기다. 제가 버럭 소리를 지리는 장면에서 형이 뒤로 넘어진다. 리허설 때는 그렇게 안 했다. 제가 촬영 때 사자후처럼 소리를 세게 지르니까 형이 다리가 다 보일 정도로 진짜 나자빠졌다. 그때 웃음을 못 참아서 눈물이 고였다. 정은 누나도 그렇고 합이 잘 맞다 보니까 말도 안 되는 애드리브가 막 나온다. 우리가 잘 맞다 보니 그렇게 해도 당황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니까 더 웃기고, 서로 터져서 연기를 못 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 가장 웃겼던 애드리브는 무엇인가?
"제가 오타는 없었냐고 질문을 하면 "오타?!"라고 한다. 대본에는 "오타는커녕 띄어쓰기 틀린 것도 없다" 이거 한 줄이었는데, 윤병희 배우가 다크서클 분장을 심하게 하고 왔다. 그게 보이는데 너무 웃겼다. "오타?!"라고 따지듯이 하는 것이 애드리브인데, 진짜 너무 웃겨서 테이크를 10번 넘게 갔다. 스태프들도 다 웃었다."
- 이정은 배우와 더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있다.
"그런 제안도 했다. 빨리 비밀을 알아서 낮에는 임순과 스킨십을 하면 재미가 있지 않을까. 사무관이랑 검사가 그러고 있으면 되게 웃길 것 같았다. 정은 누나와 사적으로 얘기를 많이 하고 친하니까 그런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윤병희 배우까지 셋이 되게 친하다. 확실히 그런 것이 드라마에 묻어난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한번 느꼈다. 그래서 이런 코미디 장르는 특히 촬영하기 전에 빨리 친해지는 것도 진짜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정은 배우와 정은지 배우가 같은 역할을 연기한 건데, 같은 사람이라고 느껴진 적이 있나?
"피의자가 사망했을 때 그걸 고원(백서후 분)에게 전달한 것에 대해 "그걸 왜 피해자에게 얘기하냐, 불안감을 어떻게 감당하냐. 기본이 안 되어 있다"라는 독설을 했다. 눈물이 글썽글썽해졌다. 저는 미진이라는 걸 알고 있지 않나. 진짜 미진이처럼 보였다. 그 부분이 좀 감동적이어서 더 세게 하지 못했다.“
- 초반에 이정은 배우와 정은지 배우가 함께 춤추는 장면이 화제가 많이 됐다.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저는 그걸 방송으로 봤는데 희한하게 그 신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무슨 감정인지 저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단톡방에도 썼는데 감독님도 그랬다고 하더라. 그렇게 겹쳐지는 모습이 사실 우리 드라마의 테마다. 미진이가 취업을 해서 행복함에 춤을 추는 건데, 아줌마로 왔다갔다 하는 것이 울컥해 눈물이 났다. 누나가 너무 열심히 춤을 춰서 안쓰러워서 그랬나?"
- 이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 안 보여준 모습을 보여준 것 같기도 하고 챌린지 같은 새로운 경험도 한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새롭게 느꼈던 부분이 있나?
"챌린지 같은 경우엔 '미우새'를 하고 나서부턴 그런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좀 없어진 것 같다. 사실 그동안은 챌린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예능에 많이 나가다 보니 부끄러움도 좀 없어졌고, 어설픈 모습도 좋아해 준다는 것을 느꼈다. 완벽한 모습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사람들은 준비가 좀 안 된 모습에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는 걸 느껴서 이것저것 시도를 해본 것 같다.“
- 계지웅 역할을 표현할 때, 외적 혹은 내적인 고민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나?
"처음 검사 역할을 할 때는 법원에 가서 재판도 듣고 실제로 부장검사님을 만났다. 현장에서 범인을 잡았는데 어떻게 이송하는지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했다. 그래야 정확하니까 그렇게 했는데, 계지웅 캐릭터는 이 안에서 있어야 할 위치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많이 읽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제 위치가 보이더라."
- 다양한 연기를 소화해야 했는데 만족도는 어떻게 되나?
"최민식 선배님 같은 선배님들도 자신의 연기를 만족하지 못한다고 하시는데 저는 더 그렇다. 정은 누나에게도 항상 제 연기가 부족한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했다. 아직 불만족스럽다고 하면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주시는데, 아직도 많이 불만족스럽다. 제가 구원과 미진을 의심하다가 임순과 구원의 이야기를 듣고 오해를 푼다. 그때 빵 터져서 웃는데, 제가 태어나서 그렇게 웃어본 건 처음이다. 어색하지 않냐고 계속 물어봤다. 그 신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보니 사람들이 실제로 빵 터진 거라고 얘기를 해주셨는데 혼신의 연기를 한 거다. 핏대를 세우며 웃었다. 사람들을 잘 속였구나 하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대체적으론 불만족스럽고 놓치고 간 것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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