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스위트홈' 시리즈는 결국 이도현이 고민시의 곁으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이었다. 시즌3 역시 경로 이탈을 극복하지 못했고, 넷플릭스 시리즈의 시즌제의 나쁜 예로 남고 말았다.
지난 19일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3(연출 이응복)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스위트홈' 시리즈는 그린홈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괴물화 사태의 시작을 그린 시즌1을 통해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다. K-크리처물의 성장, 다양한 인간 군상 속 매력적인 캐릭터, 비현실 세계 안 공감되는 현실적인 감정 변화 등 전 세계의 극찬을 얻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송강, 고민시, 이도현, 박규영, 고윤정 등 빛나는 신예의 발견을 이뤄냈다는 점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이들은 현재 K-콘텐츠를 이끄는 주역이자 대세 배우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발 빠르게 시즌2와 시즌3 제작이 확정됐다. 지난 12월 공개된 시즌2는 그린홈 밖으로 나와 스타디움에 모인 생존자들, 괴물화를 연구하는 정부 관계자들과 특수감염인들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줬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산만할 뿐만 아니라 시즌1에서 사랑받았던 송강, 이진욱의 분량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해 기존 팬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그럼에도 시즌2는 '컴백홈'이 이뤄지는 시즌3를 위한 빌드업이라는 이응복 감독의 말이 있었기에 시즌3에선 어느 정도의 만족감이 드는 서사와 떡밥 회수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특히 시즌2에서 강렬한 엔딩을 장식한 신인류 이도현의 등장은 시즌3 예고편 속 고민시와의 재회, 송강과의 액션 등과 맞물려 큰 기대 포인트가 됐다.
신인류는 인간과 괴물, 특수감염인에 이어 욕망을 모두 발산한 괴물이 고치 단계를 거친 후 탄생한 새로운 존재다. 시즌3엔 신인류에 대한 설명이 담겨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괴물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차현수(송강)는 자신 안에 있는 괴물에게 잠식되어 가고, 이은유(고민시)는 차현수의 인간적인 자아를 깨우기 위해 그의 곁을 지킨다. 새로운 몸이 필요한 편상욱(이진욱)은 인간과 괴물의 경계에서 태어난 아이(김시아)를 찾아내기 위해 생존자들이 모여있는 스타디움을 장악한다.
이런 편상욱을 저지하기 위해 함께 스타디움으로 향하던 차현수와 이은유는 죽은 줄만 알았던 이은혁(이도현)을 마주한다. 감정이 사라진 이은혁은 차현수와 동지도 적도 아닌 상태에서 편상욱과 맞서 싸운다.
시즌2의 큰 아쉬움이었던 송강, 이진욱, 이도현의 분량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된다. 하지만 모든 인물의 갈등이나 상황이 마무리되어야 하는 마지막 시즌이다 보니 그 많던 등장인물들이 존재감 없이 하나둘 사라진다. 또한 주인공들이 괴물에 잠식되어 인간의 자아를 잃거나, 신인류가 되면서 기존 성격과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은 신선하면서도 낯설어 호불호가 나뉜다.
가장 큰 문제는 시즌1와 시즌2, 시즌3의 이야기 결이 너무 달라져 전혀 다른 작품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극한의 상황 속 인간성에 대한 고민 등 시즌1의 장점이 사라지다 보니 '내가 알던 '스위트홈'이 맞아?'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산만한 전개도 여전하다. 작품을 관통했던 메시지는 온데간데없고 피칠갑을 넘어 이렇게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은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면만 연속적으로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그러다 후반부에 가서야 이은유, 이은혁을 통해 가족애를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을 '스위트홈'이라 부른다며 의미를 부여한다. 어떤 지점에서 제작진이 호언장담한 "완벽한 피날레"를 인지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어진다. 결국 남은 건 함께 하고 싶었던 이은유와 이은혁의 절절함, 그리고 차현수의 첫사랑 뿐. 용두사미의 전형을 보여준 '스위트홈' 시즌3다.
7월 19일 8회 공개. 송강,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이도현, 진영,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김시아 외 출연. 19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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