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무려 4년 만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된 '원더랜드'는 기대했던 것만큼 반짝이는 박보검과 수지의 호흡을 만날 수 있다. '눈호강'이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예쁘고 사랑스러운 두 사람이다. 여기에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처연하고 슬픈 감정이 쏟아진다. AI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서사에 현실감을 불어넣은 박보검과 수지의 케미와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박보검 역시 수지와의 남달랐던 호흡과 풋풋했던 비주얼에 대해 만족감을 전하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5일 개봉되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가족의 탄생', '만추' 등 탄탄하고 섬세한 연출력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태용 감독의 신작으로,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탕웨이와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공유 등이 열연했다.
수지는 사고로 누워있는 남자친구를 '원더랜드' 서비스로 복원시킨 정인 역을, 박보검은 정인의 남자친구 태주 역을 맡아 연인 호흡을 맞췄다.
박보검은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후 다시 마주하게 된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운 남자 태주 역을 맡아 정인 역 수지와 연인 호흡을 맞췄다. 정인은 사고로 오랜 시간 의식불명 상태인 남자친구 태주를 그리워하며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 AI 태주를 만든다.
그런 가운데 태주는 기적처럼 눈을 뜨지만, 뇌 손상으로 예전 같지 않은 자기 자신까지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낯선 모든 것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태주지만, 사소한 것들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1인 2역을 맡은 박보검은 '원더랜드' 속 설계된 인공지능 태주의 밝고 따뜻한 모습부터 의식불명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워 움츠러든 현실의 태주까지, 한 인물이 가진 양면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스윗하고 완벽한 남자친구와 요동치는 감정 속 처연한 눈빛과 표정의 현실 태주를 넘나들며 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여기에 작사에 참여하고 수지와 함께한 듀엣송으로 달콤함까지 선사했다. 다음은 박보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드디어 영화가 개봉된다. 어떤 마음인가?
"떨리기도 하고 준비했던 것들이 이제 공개가 된다고 하니까 많은 관객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생각이 많아지고, 질문을 많이 던져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떤 점이 흥미로웠나?
"사랑하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사람을 복원시킨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나라만 신청할까? 물었을 때 신청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까 너무 신청하고 싶지만 신청하면 안 될 것 같더라. 푹 빠질 것 같다. 영화를 보면 정유미 선배님이 연기한 해리는 건강하게 서비스를 이용한다. 진구 할머니(성병숙 분)는 손자를 사랑하다 보니 해주고 싶은 마음에 본인 삶을 유지하지 못한다. 각 인물을 통해 영화를 본다면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 1인 2역 연기는 어땠나?
"AI 태주는 건강한 태주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활발하고 활동적이고 밝아서 연기할 때 즐겁게, 재미있게 촬영했다. 깨어난 태주에 대해선 감독님이 이상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건강한 태주와는 상반되게 AI가 나인지, 내가 진짜가 맞는지 고민하고 혼란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잘 드러났는지는 모르겠다. 정인이 말해주는 태주와 괴리감을 느끼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
- 옴니버스물이다 보니 정인과 태주의 서사가 시간의 흐름 속에 감정선이 끊긴다는 느낌이 있다. 그런 지점에서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 감정을 끌고 가는 것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시나리오 속에서 인물들의 이전 상황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정인이와 태주가 만나서 얘기를 나눌 때 과연 두 사람이 어떤 삶을 그려왔고, 이 사랑하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싶더라. 그래서 태주의 입장에서 생각했던 것이 사진이었다. 사진으로 그런 부분을 메워보자고 생각했다. 감독님의 그림이나 관객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저 혼자 생각했던 건 정인이와 태주가 고아이지 않았을까. 정인 태주 외에는 다 가족의 이야기다. 바이리(탕웨이 분)와 딸, 할머니와 손자, 최무성 선배님 이야기도 그렇다. 관객들이 봤을 때 정인이와 태주는 연인인데 이렇게 서로 애틋하게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서로가 고아로 만났기 때문에 서로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의지하고 애틋하지 않았을까. 영화 속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그렇게 채워 나가려 노력했다."
- 정인이는 가족이 아니라 여자친구이지 않나. 그런데 동의도 없이 남자친구를 AI로 만드는 것이 의아한 지점이기도 했다. 실제 태주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생각하나?
"서로에겐 서로밖에 없는 가족과도 같고, 보고 싶은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사망에 준한 상태에서 '원더랜드' 서비스 신청을 한 거라 이해는 된다. 저 같아도 보고 싶을 것 같다. AI다 보니까 만질 수도 없고 온기도 없다. 그래서 현실 태주로 돌아왔을 때, 처음에는 AI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마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괴리감을 느끼고 혼란을 느끼는 걸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이상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셨을 때 태주가 과연 진짜 불을 질렀는지 궁금해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 상대 역으로 수지 배우가 캐스팅이 됐을 때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수지 씨와는 백상예술대상에서 MC로 계속 만났지만,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전에는 MC로서만 이야기 나누고 연습하다 보니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는 없었다. '원더랜드'를 함께 하기로 하고 프리 작업부터 끝까지 하게 됐다. 이야기도 조금씩 바뀌고 감독님도 저희의 의견을 수렴해 주시면서 재미있게 작업했다. 수지 씨도 의견을 많이 냈다. 무엇보다 서로 잘 맞았다. 털털한 친구다 보니 무언가를 얘기하면 잘 받아서 던져준다. 메이킹 영상을 봤는데 우리 진짜 재미있게 촬영했구나가 보이더라. 그래서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또 다른 작품에서 다른 이야기로 만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유독 합이 잘 맞았다고 생각한 장면은 무엇인가?
"과거 장면은 대본에 없는 거다. 현장에서 친구처럼 오래된 연인처럼 보이길 원했는데 그렇게 나와서 만족하고 있다. 즐거웠다."
- 영화를 보면 눈호강을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두 사람의 비주얼에 김태용 감독이 미장센이 들어가서 정말 눈호강 하는 기분이 들고, 그러다 보니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만족도가 어떤지 궁금하다.
"지금 다시 과거의 저희 모습을 보니까 더 진짜 과거 이야기인 것 같더라. 얼굴도 앳돼 보이고 어린 시절 찍었던 순간이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이 예쁘게 연출해주시고 예쁘게 그려주셔서 더 아련해 보이고 더 애틋하기도 했다. 우리 진짜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께서 보여주지 않으셨던 그림 속 이야기들인데, 서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면서 채워 갔다. 다 가족 얘기인데 우리만 연인처럼 보이고 했을 때 이해, 공감이 될까 싶었다. 나도 정인이도 고아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서로밖에 없다. 가족 같은 존재다. 그래서 우리가 이만큼 애타고 서로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관계구나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접근했다."
- 수지 배우와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나?
""우리가 봐도 예쁘다", "진짜 풋풋하다"라는 얘기를 했다. 홍보차 나갔던 '더 시즌즈' 영상도 "우리 진짜 예쁘다, 잘한다"라며 서로 칭찬해줬던 기억이 있다.(웃음)"
- 제작보고회 커플룩이 화제가 많이 됐다. 그때는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했었는데 너무 커플룩이었다.
"제작보고회때는 서로 의상 피팅이 완료된 상태였다. 저는 원래 상대 배우님들에게 맞추는 걸 좋아하는 편이긴 하다. 수지 씨에게 어떻게 입을거냐고 물어봤더니 사진을 보여줬다. 제가 입을 피팅 목록 중에 비슷한 착장이 있더라. 그래서 그 착장을 맞춰서 갔었다. 그 이후엔 수지 씨도 제가 말하지 않더라도 이런 분위기를 생각하고 있겠구나 느낄 것 같아서 서로 공유하면서 맞는 의상을 입었던 것 같다. 저는 상대에게 맞추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 개봉하면 커플송이 더욱 화제가 많이 될 것 같다. 같이 듀엣을 해볼 생각은 없나?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긴 한데, 그래서 꼭 '더 시즌즈'를 보셨으면 좋겠다. 저는 그 영상을 계속 본다. '어쩜 이렇게 노래 선곡도 잘했지?', '수지 씨가 그걸 또 어떻게 오케이 해줬지?'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예쁘게 잘 불렀다. 사실 이때 아니면 해볼 수가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우리 참 예쁘다, 잘 나갔다' 싶고, 오늘 아침에도 들었다. 만약 기회가 되어 또 해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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