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선재 업고 튀어' 속 주인공들의 로맨스도 애틋하지만, 변우석과 이승협이 완성한 우정 역시 뭉클하고 예쁘다. 가끔 너무 철 없기도 하지만 친구를 옆에서 진심으로 아껴주고 위해주는 이가 바로 이승협이 연기한 백인혁이다.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캐릭터라, 분량은 짧았지만 등장할 때마다 반가움이 커지곤 했다. 그리고 백인혁 캐릭터를 훌륭하게 완성해낸 이승협에게도 박수를 보내게 된다.
지난 28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연출 윤종호, 김태엽/기획 CJ ENM 스튜디오스/제작 본팩토리)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다.
솔선커플 변우석과 김혜윤의 애틋한 15년 로맨스와 쌍방 구원 서사, 통통 튀는 주옥같은 장면과 대사, 캐릭터와 싱크로율 200%를 자랑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월요병 치료제'라고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방송 내내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선재 업고 튀어'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변우석, 김혜윤 등 출연자 화제성까지 올킬하며 '선친자'('선재 업고 튀어'에 미친 자)를 양산했다.
이승협은 류선재의 절친이자 이클립스 멤버 백인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류선재와 임솔 사이 파랑새 역할을 해주는 등 현실 친구 연기로 극적 재미를 끌어올렸다. 또 실제 엔플라잉 리더답게 이클립스 무대를 완벽히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이에 엔플라잉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6월 8, 9일로 계획된 엔플라잉 콘서트는 빠르게 매진이 됐고, 이에 7일 추가 공연을 확정했다. 엔플라잉이 참여한 OST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승협은 '선재 업고 튀어'에 이어 tvN 새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 촬영에 한창으로, 가수와 배우를 넘나드는 활약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은 이승협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변우석 배우가 합주실에 와서 같이 연습했다고 하던데?
"우석이가 촬영이 바쁜 와중에 저한테 전화했다. "우리 곧 이 신 촬영하는데 같이 맞춰보자"라고 하더라. 그래서 어디서 맞출까 하나가 우리 합주실에서 맞추기로 한 거다. 저는 같이 촬영하는 배우분과 따로 이렇게 만나서 대본을 읽어보며 맞춰본 것이 처음이다. 그게 첫 촬영 들어가기 전이었다. 한 번도 촬영을 안 했다 보니 제가 긴장을 정말 많이 했다. '어떤 그림일까' 상상만 해보다가 우석이를 만나 연기를 했는데 한결 많이 편해졌다. 첫 촬영 할 때 엄청 큰 도움이 됐다. 대본만 읽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면서 이것저것 해보고 제가 선재, 우석이가 인혁이를 하며 역할을 바꿔보기도 했다. 그런 후에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었다."
- 술 취한 상태로 선재 집에 가 술주정하는 장면을 진짜 술 한 병 반 먹고 찍었다고 들었다.
"슬픈 비화다. 되게 어려웠던 것이 옷도 벗어야 하고, 술도 마셔야 했다. 펌핑도 해야 하고 취한 연기도 해야 되는 거다. 처음엔 술을 안 마시고 취한 연기를 현장에서 해봤는데, 너무 취한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자연스럽게 호흡이 나와야 하는데, 발음만 꼬인 것처럼 보였다. 선생님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실제로 마시고 하는 것이 어떻겠냐 하시더라. 다음에 위스키를 들고 오라고 하셨다. 1잔씩 마시면서 상태 바뀌는 걸 노트에 썼다. 그때가 오전 10시인가 그랬는데, 1잔씩 마시면서 대본 읽고 노트에 쓰고, 또 마시고 쓰고를 반복했다. 3잔째 되니까 취하더라. 이 정도면 되겠다 하고 현장에 가서 운동도 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촬영 들어가기 30분 전에 얘기해달라고 했다. 30분 뒤에 들어갈 거라는 말을 하셔서 (술을) 마셨다. 저는 딱 3잔만 마시려고 했다. 그런데 리허설 다 하고 나니까 앞에 신 먼저 찍을 테니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기다렸는데 6시간 정도 딜레이가 됐다. 문제는 준비한 술을 다 마신 거였다. 다행히 매니저님에게 한 병 더 부탁드렸고, 거기서 또 반 정도 더 마시니까 촬영에 들어가더라. 그런데 이번엔 대사가 기억이 안 나더라.(웃음) 그때부터 정신을 좀 차리자 하고 했는데, 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 엔플라잉 멤버 중에서 술이 제일 약한 편인데, 긴 시간 동안 의지로 계속 마시다 보니 그렇게 됐던 것 같다."
- 인혁이가 선재가 술 취해 솔이 집에 찾아갔을 때마다 데리러 가고, 선재와 태성이가 술 취해 노래 부르고 하던 모습도 옆에서 지켜봐야 하고 그랬지 않나. 인혁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연기할 때 어땠나?
"주변 스태프들도 그렇고 감독님도 "진짜 저런 친구 있으면 어떡할 거냐"라고 하셨다. 저는 "알아서 해라"라며 버릴 것 같다.(하하) 농담이다. 인혁이가 너무 착하다. 어떻게 그렇게 15년 이상 그렇게 할 수 있나 생각해보면 선재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선재가 술 취하면 "너 그거 기억 안 나냐" 하면서 과거로 돌아가고, 솔이 집 앞에 계속 가 있다. 문제는 제가 그런 선재를 데려가야 하는 건데, 그 장면에서 정해진 대사가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저번과는 또 어떻게 다르게 하지?'라는 생각을 계속했다. 선재는 항상 누워 있는데, 매번 대사를 바꿔서 하더라. 즐거웠다.
- 애드리브가 많이 늘었나?
"저는 더더더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웃음)"
- 선재와 솔이, 태성(송건희 분)이가 인혁이를 데리러 그 먼 곳까지 가면서 보답을 한 거지 않을까.
"맞다. 실제로도 기분이 좋았다. 그 장면이 제일 걱정했던 신이기도 하다. 원래 촬영은 겨울이었다. 그런데 바다를 들어가야 한다고 하더라. '들어가지 뭐' 하면서 티 내지 않고 발을 담갔는데 쉽지 않더라. 저는 겨울에 바다에 들어가는 촬영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그냥 들어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한건데 다리가 얼어서 감각이 없더라. 제가 다 찍고 나서 다른 친구들이 들어오는데, 그들은 슈트를 입더라. 확실히 선배님들은 다르구나 싶었다. 그래서 저도 다음엔 무조건 슈트를 입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방금 얘기한 것처럼 '선배님이구나' 제일 실감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그건 매번 느꼈던 것 같다. 연기할 때 늘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애드리브 하는 것도 좋고, 그 순간 그 인물이 되어 연기할 때 노련하게 느껴졌다. 그게 저는 좀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하면서 인혁이라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 배우들 케미가 굉장히 좋았다. 메이킹 영상에서도 그게 잘 보이던데, 함께 연기해보니 어땠나?
"리딩을 할 때부터 다들 또래 친구들이다 보니 대기하는 시간도 그렇고 매 순간 일을 한다기보다는 친구들과 놀러 나온 것 같았다. 바다에서 촬영할 때도 그랬다. 다들 너무 친하다. 제가 원래는 낯을 가리는 편인데, 다들 잘 다가와 줬다. 또 서로 "진짜 선재 같다", "이건 진짜 인혁인데"라고 말해주면서 체크를 하기도 했다."
- 변우석 배우와 생일이 같은 것이 굉장히 화제가 많이 됐다. 당시 촬영하던 기간이었던 것 같은데, 서로 축하해주거나 하지는 않았나?
"생일파티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혜윤이가 친해진 지 얼마 안 됐었을 때인데 바로 선물을 보내주더라. 주변 사람들을 정말 잘 챙기는 친구다. 우석이랑은 그냥 카톡 했던 것 같다. 아마 각자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웃음)"
- 함께 호흡한 변우석, 김혜윤 배우는 어땠나? 칭찬 한번 해달라.
"혜윤이는 제가 보면서 놀랄 정도로 어디서든 웃고 다닌다. 제가 바다에 들어간 얘기를 했지만, 더 추웠던 건 혜윤이다. 내가 절대 추운 티를 내면 안 되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혜윤이는 몸이 아파도 계속 웃고 있고 "할 수 있다"라고 한다. 너무 무리한다고 싶을 정도였다. 프로 같고, 되게 멋있다고 느껴졌다. 주변 사람들이 당 떨어지면 갑자기 사탕 같은 걸 준다. 멋있는 친구다. 우석이는 현장에서 보면 되게 멋있다. 비주얼, 성격도 그렇고 카메라 안에서도 그렇다. 연기를 정말 잘하고, 연기에 진심이다. 먼저 합을 맞춰보자고 연락하는 것이 되게 어려울 것 같은데, 형인데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만들어줬다. 배려가 정말 큰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 반말을 하기로 한 건가?
"서로 반말한다. 우석이가 리딩할 때 친구 하자고 하더라. 알고 보니 제 친구가 우석이와 친구더라. 빠른 생일이다. 그때부터 족보가 꼬였다."
- 혹시 변우석 배우에게 무대 제스처나 퍼포먼스 같은 것에서 조언을 해준 것도 있나?
"1회에서 선재가 무대에 올랐을 때 모션을 취한다. 밴드 동작과 댄스 모션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안무적으로 하는 체스처보다는 그냥 팔 한번 올리는 것이 멋있을 수 있겠다 싶더라. 그래서 우석이가 무대에 올라 시작할 때 팔을 딱 올리고 앞을 본다. 그런 모션이나 스탠드 마이크 쓰는 것에 대해 우석이가 "이런 거 괜찮냐"라고 먼저 물어보더라. 그 장면 찍기 전에 그 곡들로 합주를 했었다. 찍고 모니터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제스처를 알려주곤 했다."
- 선재가 '소나기'를 피아노로 치면서 부르는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나?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건 선재가 솔로로 불러야 멋있는 장면처럼 느꼈다. 욕심은 있었다.(웃음)"
- 가장 만족하는 장면은 무엇인가?
"12회다. 선재와 제가 바다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한다. 선재가 "나도 운동만 하던 사람인데 음악 하면 얼마나 무섭겠냐. 근데 내가 너랑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한다. 사실 그 신은 원래 청춘에 대한 걸 보여주는 장면이지 눈물을 흘리는 건 아니었다. 가만히 그 말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엔플라잉 생각이 났다. 멤버들 얼굴이 하나씩 다 스치면서 눈물이 났다. 선재와의 관계성이 있어서 가능하겠다 느낄 만큼 우석이가 선재 대사를 하는데 제가 몰입할 수 있게끔 도와주더라. 그래서 그 장면이 저는 정말 좋았다. 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정말 진심처럼 나온 진짜 감정이었고 선재와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렇다면 백인혁에게 류선재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나?
"제가 팀 생활을 해서 아는데, 팀이 돌아가려면 멤버 개개인보다는 서로 멤버들을 생각해줘야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선재와 인혁이는 더 어려서부터 친구였다. 정말 끈끈한 거다.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일 것 같다. 선재를 볼 때 우정이지만 사랑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정도의 우정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하게 됐을 때 첫 번째 목표가 무조건 우석이와 친구가 되어야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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