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하 중등교사노조)가 드라마 '졸업' 속 일부 장면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현했다.
13일 중등교사노조는 "11일 방영된 tvN '졸업' 1회 방송 내용 중 '고등학교 재시험 요구 사건'과 관련된 내용에 상당한 유감을 표하는 바"라면서 "해당 내용에 대한 과도한 극 중 묘사와 설정은 공교육 일선에서 자라나는 세대를 가르치는 임무를 수행하는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한국 공교육 현장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드라마의 기획 의도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지만 한 번도 깊이 들여다 보지 않았던 사각(死角)의 주인들, 학원 강사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하려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특정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한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데에 공교육 현장에 대한 오해와 이분법적 사고를 불러 일으킬만한 과도한 설정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인지 의문"이라며 "방송 이후 유튜브 등에서는 이미 '막말하는 (학교) 선생님 압살하는' '출제 오류 사태 말빨로 사로잡은' 등의 자극적인 제목의 편집본 컨텐츠가 생성되었고, 이는 스승의날을 바로 앞둔 시점에서 공교육 종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졸업'에서 학원강사 서혜진(정려원 분)은 학생과 학생 보호자에게 시험 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를 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어 직접 국어 교과 담당 교사를 찾아가 해당 문항의 정답 처리에 대해 의문점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서혜진은 수능에서 사라진 낡은 문제를 출제했다는 발언을 하며 재시험을 요구했다. 이를 계기로 학교는 다수의 민원을 상대하며 재시험을 결정했다.
중등교사노조는 "이 과정에서 '찍히면 어떡해요 학생부' '수시 생각하면 일 키우지 말아라' '수능에서 사라졌습니다. 낡았으니까요' '어차피 학생부 때문에 애들이 문제 제기를 세게 못할 거라는 거' '인질로 잡혀있는 학생부 앞세워 교권을 참칭하는 게 문제입니까' 등의 대사는 입시에 종속되어 교육과정과 평가가 기형적으로 운영되어 온 중등교육의 존재 이유와 본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가 교육과정의 본질을 살리며 운영해 나가려는 중등 교사들의 노고와 고뇌를 깊이 있게 성찰하지 못한 표현"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또한 본인의 관점을 고수하려고만 하다가 수세에 몰리자 '기생충'이라 표현하며 주인공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여 피해를 입히는 남성 캐릭터는 고등학교 교사로, 눈물을 흘리는 제자를 위해 직접 나서지만 남교사의 물리력 행사에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여성 캐릭터는 학원 강사로 설정하여 이 둘의 대립 구도를 그려낸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이분법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중등교사노조는 "전국의 중등 교사들을 대표하여 드라마 '졸업'의 남은 방송이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에게도 공감과 위로, 의미 있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여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인에게도 긍정적이고 건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컨텐츠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바"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 대치동에 밤이 내리면 이토록 설레는 미드나잇 로맨스가 시작된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학원 강사들의 다채롭고 밀도 있는 이야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2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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